암각화, 바위에 새긴 역사
전호태 지음 | 푸른역사 | 220쪽 | 1만3000원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는 57마리의 고래와 숱한 바다짐승, 뭍짐승들의 형상이 새겨져 있다. 실제로 고래를 보고 잡지 않고서야 이런 그림을 그릴 순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반구대 암각화는 고래잡이가 이 땅에서 선사시대부터 시작됐을 가능성을 사실로 확인시켜 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럼 맹수들은 왜 그려 넣었을까? “사람들이 육식동물의 힘과 날카로움에 경외심을 가지고 사냥의 대상이 아니라 숭배의 대상으로 삼았을 수 있다.”
울산대 역사문화학과 교수이자 반구대암각화유적보존연구소장인 저자는 ‘고대(古代) 우리 그림’의 전문가다. 고구려 벽화고분과 울산 천전리·반구대 암각화를 깊이 연구해 온 그는 답사기 형식을 빌려 쓴 이번 저서에서 ‘암각화야말로 우리 옛 역사의 잃어버린 고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바위는 인류의 간절한 바람과 기원, 경험을 공유하기 위한 훌륭한 캔버스였으며 그 자체가 신앙의 대상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울산의 두 곳 암각화 말고도 37곳에서 검파문·동심원문·성기문 암각화 유적이 발견됐으며, 윷판문과 바위구멍 암각화는 전국적인 분포를 보인다고 한다. 한국역사연구회의 역사 대중서인 ‘금요일엔 역사책’ 시리즈 중 한 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