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키신저 리더십

헨리 키신저 | 서종민 옮김 | 민음사 | 604쪽 | 3만3000원

“닉슨 외교의 정수는 국내 논쟁에 잡아먹힐 뻔한 미국의 힘과 목표를 노련하게 적용했다는 데 있다. 미국의 대외 정책에는 현실주의적이고 창의적이었던 닉슨식 유연성이 필요하다. 국익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세계의 평형을 유지하고, 세력 균형을 유지할 만한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할 장을 마련하는 것.”

이 책이 다룬 인물은 닉슨을 비롯해 서독의 아데나워와 프랑스의 드골, 이집트의 사다트, 싱가포르의 리콴유, 영국의 대처까지 6명이다. 전후(戰後) 격동의 시대에 활약했으며 많은 논쟁도 불러일으켰던 이 리더들의 분석에는 각별한 점이 있다. 모두 저자가 실제로 만나고 겪어 봤으며 때론 함께 일한 사람들이라는 것. 만 100세를 맞은 ‘살아있는 외교의 전설’ 헨리 키신저는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나 국무장관, 하버드대 교수로서 이들의 전성기와 함께했다.

이들 여섯 리더는 세습과 귀족주의 대신 ‘중산층과 능력주의를 배경으로 성장한 리더십’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권력에서 멀리 떨어진 출신 배경은 오히려 무엇이 국가의 이익인지 뚜렷하게 알아보고 통념을 초월할 수 있게 하는 힘을 키워 줬다. 결국 평화와 공존으로 나아가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