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겠다는 마음

되겠다는 마음

오성은 지음 | 244쪽 | 은행나무 | 1만4000원

단편 ‘창고와 라디오’ 속 아내는 어느 날 창고가 되겠다고 말한다. 어떤 사물이 되겠다는 선언이 유행처럼 퍼지는 때다. 그러나 라디오 작가인 화자는 아내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기에, 둘 사이의 벽은 커져만 간다. 며칠 뒤 아내는 사라진다. 화자는 아내를 찾아 그의 고향 집으로 내려간다. 그곳의 창고 쪽에서 익숙한 목소리를 듣는다. 미래의 아내다. 왜 창고가 되려는지에 대한 답은 못 듣는다. 다만, 화자는 아내가 즐겨 듣는 라디오가 되겠다고 선언한다. “나는 무엇이든 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을 느꼈다.”

2018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내면의 슬픔을 응시한 단편 8개를 묶었다. 30년을 동고동락한 배를 고철 업체에 폐기하려는 선장(‘고, 어해’), 떠난 이들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사람들(‘무명의 사람들’)의 이야기 등이다. 원하는 걸 이루는 해피 엔딩은 아니다. 그러나 부재의 상태에서 자신의 ‘진짜 마음’을 마주하는 순간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