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지통

환지통

송은상 지음 | 소울앤북 | 304쪽 | 1만3000원

표제작 속 화자는 IMF 외환위기로 인해 직장에서 쫓겨난다. 시인의 꿈을 버리고 택한 직장이었다. 그가 어느 날부터 겪기 시작한 증상이 있다. 늑골 안쪽에 바람이 부는 듯한 간지럼. 예고 없이 찾아오는 이 통증은 점점 심해진다. 더 이상 통증을 견딜 수 없을 때 즈음, 그는 아내와 결별한다. 이후 한 여성과 만나며 자신의 통증에 대해 제대로 바라보기 시작한다. 팔다리를 절단한 환자가 이미 없는 수족에 아픔을 느끼는 ‘환지통’처럼, 자신의 통증이 꿈을 이루기엔 멀리 와버린 처지에서 오는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본지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작가가 20년 만에 낸 첫 소설집이다. 등단작인 표제작을 비롯해 10편의 단편을 묶어 냈다.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소년이 무대 공포증을 앓는 이야기(‘웃음소리’), 심부름센터 직원이 자신의 비윤리적 행동에 대해 사유하는 이야기(‘얼룩’) 등 불안한 현대사회를 조명한 작품이 다수다. 저자는 작품을 통해 우리의 내면의 불안을 응시하게 하면서도, 치유의 가능성을 놓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