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아에서 바흐까지, 그리고 다시 박테리아로

다니엘 C. 데닛 지음|신광복 옮김|바다출판사|686쪽|4만8000원

40억년 전 지구에 등장한 최초의 생명이 할 수 있는 것은 자기 유지 보수와 에너지 획득, 번식을 위한 기초적인 활동밖에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그 생명이 진화해 인간이 되어 정신(마음)을 갖게 됐을까.

“버트런트 러셀 이후 가장 위대한 철학자”로 불리는 저자는 ‘마음’ 역시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했다고 말한다. 신경세포(뉴런)는 후손을 갖지 못한다. 대신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활동해야 하는 숙명을 갖고 있다. 뇌는 바로 이 신경세포의 집합이다. 현재 인간의 뇌보다 흰개미의 군집에 더 가까웠던 뇌는 어느 순간 의미론적 정보를 추출할 수 있게 됐다. 이후 ‘밈(문화적 유전자)’이라는 복사·전달·기억되는 대상이 만들어졌고, 진화를 통해 마음을 형성하게 됐다는 것. 그렇다면, 전 세계 사람들의 텍스트를 번역해주고 있는 구글의 AI(인공지능)도 언젠가 마음을 갖게 될까. 저자는 “이른바 강한 인공지능(strong AI)이 원리로는 가능하지만, 필요할 가능성이 없다”면서 일론 머스크나 스티븐 호킹이 우려하는 것처럼 인간 문명에 대격변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철학 분야의 최고 지성이 인지심리학과 뇌과학, 컴퓨터공학의 최첨단 연구 성과를 해석해 들려준다는 점에서 좀처럼 만나기 쉽지 않은 텍스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