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살된 프랑스, 남겨진 편지
이용우 지음 | 역사비평사 | 260쪽 | 1만7000원
“사랑하는 루이즈, 용기를 잃지 마. 내가 일하는 데 너무 바빠서 그런 것이라고 사람들에게 말해 줘. 난 화요일 16시에 총살돼.”(1942년 1월 뤼시앵 미샤르가 아내에게) “나의 보비야, 너무 슬퍼하지 마. 나보다 젊은 사람들도 이 전쟁에서 죽었어. 너는 아빠를 자랑스럽게 여길 거야.”(1941년 8월 루이-로베르 펠르티에가 아들에게)
역사책을 읽다가 손수건을 꺼내 드는 것은 흔치 않은 경험이 될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0년에서 1944년까지 프랑스는 나치 독일에 점령당했고, 숱한 민간인이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거나 보복 대상이 돼 총살당했다. 서양사학자이자 동덕여대 교수인 저자는 이들이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쓴 편지 48통을 번역 소개하며 당대의 역사적 맥락을 짚는다.
유명 레지스탕스 지도자부터 고교생, 모자 제조공, 공장 노동자, 전차 운전기사에 이르기까지 편지를 쓴 사람들은 다양했다. 유족들은 며칠 뒤, 때론 몇 달이 지나서야 편지를 받을 수 있었다. 저자는 그 편지들이 “인간의 문자가 우리에게 물려준 가장 강력한 증언”이라고 말한다. 편지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 표현은 “프랑스 만세”가 아니라 “힘을 내”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