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마스와의 대화
한상진 지음 | 중민 | 376쪽 | 1만9800원
“한국은 전후(戰後)에 경제성장과 규범적 발전이 같이 이뤄진 유일한 나라입니다. 민주주의 가치를 다른 어느 것과도 거래할 수 없다는 규범 의식이 널리 정착됐을 것으로 봅니다.” 2013년 한국을 방문한 독일의 세계적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93)가 서울대 명예교수인 저자와 인터뷰하며 한 말이다. “한국은 반목과 대립의 심층 심리를 넘는 새로운 사유의 실험이 필요합니다.” “(한국은 잠재력을 키우기 위해) 자유의 영혼에 생기를 넣어 그 에토스로 시민 의식을 풍요롭게 발전시켜야 합니다.”
이 책은 저자가 1995년부터 하버마스와 진행한 여섯 차례 인터뷰, 개인적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눈 탐방기 네 편, 방한 체험기와 인상기 등을 엮은 책이다. 학문적 깊이는 물론 전문 서적에서는 찾기 어려운 인간적 체취, 한국에 대한 관심까지 하버마스의 다면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대(大)석학의 성찰을 ‘실체를 갖춘 언어’로 끌어내는 저자의 능력이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