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계발 수업|안나 카타리나 샤프너 지음|윤희기 옮김|디플롯|488쪽|1만9800원
출세나 돈 벌기 노하우를 알려주는 수단 정도로만 인식되는 ‘자기 계발’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 책. ‘인생의 ΟΟ법칙’이니 ‘사흘 만에 ΟΟ되는 법’ 같은 제목이 주는 속물스러움에 환멸을 느끼는 독자라도 관심을 기울여볼 만하다.
영국 켄트대학교 교수인 저자는 자기 계발의 기원을 찾아 고대 그리스 스토아학파에서 최근 이 분야 베스트셀러 작가인 조던 피터슨까지 섭렵하며 이른바 ‘잘 살고 싶은’ 이 욕망의 실체가 무엇인지 탐구한다.
저자가 찾아낸 키워드 10개는 ‘너 자신을 알라’ ‘간소해져라’ ‘지금 이 순간을 살라’ 같은 것들. 너무 뻔하지 않냐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저자는 이 뻔한 결론을 결코 진부하지 않게 풀어낸다. 예컨대 “자유는 욕망을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없앰으로써 성취할 수 있다”는 스토아학파의 가르침은 현대 심리학의 ‘쾌락 적응’에 빗대어 설명한다. 새 옷은 잠깐 만족감을 주지만, 금세 또 새 옷을 찾는 현상. 저자는 물질주의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작동 방식’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금욕적 삶을 추구했던 것으로만 잘못 알려진 스토아학파 역시 마찬가지였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스스로를 고양하고 싶어 했다. 앞으로 좀 더 떳떳하게 서점 자기 계발서 코너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