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받고 있다는 착각
질리안 요크 지음|방진이 옮김|책세상|440쪽|1만9800원|
인터넷은 초창기 누구나 접속해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인터넷을 수식했던 ‘모두의 것이지만 누구의 것도 아닌’이라는 표현은 어떤 권력의 지배로부터 벗어난 이상적 커뮤니케이션 공간을 꿈꾸게 했다. 하지만, 현재 인터넷은 거대 플랫폼을 거느린 빅테크 기업들의 충실한 수익 모델이 되었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빅테크 기업들은 어떤 검색어가 입력되는지, 어떤 게시물이 인기를 얻는지 끊임없이 추적해 광고주들에게 제공한다. 이 정보는 국가에도 유용하다. 인터넷 인권 운동가인 저자는 페이스북을 비롯한 빅테크 기업과 각국 정부의 은밀한 뒷거래를 우려한다. 이른바 ‘감시자본주의’가 등장하고 있다는 것.
저자는 알카에다나 ISIS 가 올리는 참수 영상이나 조직원 모집 게시물까지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들 극단주의 세력에 대해 이뤄지고 있는 기업들의 검열이 민주주의 운동가, 마르크스주의자, 무정부주의자들까지 같은 부류로 취급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한다. 성(性) 노동자들이 올린 게시물에 대한 검열을 반대하는 등 우리 사회의 윤리 감정과 맞지 않는 면도 있지만,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가 현재 어떤 모순적 상황에 처해 있는지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