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의 파시즘 2.0

임지현·우찬제·이욱연 엮음 | 김내훈·김진호 등 10인 지음 | 휴머니스트 | 212쪽 | 1만6000원

1999년 민주화 세력 내부의 모순을 비판하며 계간지 ‘당대비평’에 발표돼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동명(同名) 기획의 두 번째 버전이다. 22년이 흘렀다. 무엇이 바뀌었을까.

‘2.0′은 안타깝게도 우리 내면의 파시즘이 업데이트되었음을 뜻한다. 권력의 작동 방식은 강제와 억압에서 개개인의 내면화된 규율과 동의를 통한 자발적 복종으로 더 은밀해졌고, 세속화된 586운동권은 대중을 선동해 백주대낮에 ‘적폐’·'토착왜구’ 사냥을 벌인다. 이들은 한국 사회의 종교재판관이다. 운동권 권력의 일탈은 매번 진보의 이름으로 정당화됐고, 노동운동은 ‘한국인-남성-대기업-정규직 노동자’를 대변하는 일상 권력이 됐다. 민주주의가 성숙할 틈은 없었다. 행정·입법 권력을 다 손에 쥐고도 “보수 세력에 포위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항변하는 현(現) 집권세력의 행태에서 제국주의 열강으로부터 사회주의를 방어해야 한다며 자신들을 정당화했던 옛 스탈린주의자들의 ‘포위된 요새’ 이론을 읽어내는 저자들의 인식은 깊고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