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않기 위해 쓴다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 김희정 옮김 | 부키 | 424쪽 | 1만8000원

1998년, 저자는 저임금 노동자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중산층 저널리스트’라는 정체성 대신 가사 도우미 말고는 경력이 없는 전업주부로 변신하고 나니, 빈곤과 고된 노동만 있을 뿐 자신의 이름은 사라지고 말았다. “나는 ‘야’ ‘아가씨’ ‘거기 금발 머리’ 등으로 불렸다.”

철저한 ‘체험형 글쓰기’에 몰두하는 저자는 그때부터 3년 동안 식당 종업원, 호텔 객실 청소원, 파출부, 월마트 직원 등으로 일했다. 그 경험을 2001년 ‘노동의 배신’이란 책으로 펴내 베스트셀러가 됐다. ‘빈곤층은 최저임금만으로는 절대 먹고 살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해 냈다.

‘지지 않기 위해 쓴다’는 그가 35년 동안 썼던 칼럼을 모은 책이다. 사회의 밑바닥에서 도덕적 분노에 불을 지폈다는 글이 여기 담겼는데, “내가 어떤 특권을 누리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반드시 현장으로 내려가라”는 말은 글 쓰는 사람들의 뒤통수를 죽비처럼 내리칠 만한 무게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