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의 일
데이비드 벨로스 지음|정해영·이은경 옮김|메멘토|472쪽|1만9500원
해외여행에는 출국과 입국이, 번역에는 ‘출발어’ ‘도착어’가 있다. 직항이 없을 때 환승하는 것은 번역의 세계에서도 매한가지다. 어떤 언어로 글을 쓰든 결국 영어로 도착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영미권 출판 관계자들은 프랑스어 말고 다른 외국어로 된 책은 좀처럼 읽지 않는다. 한국 문학은 프랑스어로 갈아탈 때 세계 무대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에서 프랑스 문학과 비교문학을 가르치는 저자는 2005년 맨부커 국제 번역상을 받았다. 이 책은 번역가를 ‘뭔가가 무엇을 뜻하는지 결정하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출발어와 도착어에 다 능해야 한다는 통념은 유효하지 않다. 요즘은 협동 번역이 점점 표준이 되고 있다. 가장 많이 번역되는 텍스트는 문학이 아니라 법률이라는 점, 구글 번역기가 인간 번역자들이 수백만 시간에 걸쳐 만든 문서에 기초한다는 점 등이 흥미롭다. 이 서평 또한 번역의 산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