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 글·사진 | 덕주 | 424쪽 | 3만5000원

“그토록 광채 나는 고구려의 색깔은 무엇보다 황홀했다. 안악 3호분에서 본 빨갛게 농익은 가을고추 같은 선홍색, 진파리 1호분에서 본 핏빛 적갈색, 강서대묘에서 본 탐스러운 홍시의 주홍색.” 국내 손꼽히는 미술사학자인 저자는 2006년 봄 평양 지역의 고구려 벽화고분을 조사하는 남북 공동 조사단에 참여했다.

습도 90%가 넘는 무덤 안에서 ‘똑딱이’ 디지털카메라에 그 감동의 디테일 500여 컷을 선명하게 담아냈고, 이 귀중한 사진들 중 일부를 강의 등에 활용하다 책으로 묶어 내게 됐다. 사진에 못지않게 독자의 가슴을 섬세하게 울리는 것은 저자의 친절하면서도 치밀한 해설이다. 안악 3호분에선 윤기 나고 가느다란 먹선묘의 섬세함과 연꽃무늬에 찍은 초록색을, 덕흥리 고분에선 해, 달, 별과 상상 속 하늘 세계의 풍요로움을, 강서대묘에선 포효하며 하늘을 나는 사신도의 웅혼한 기상과 붉은 색조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