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0일 스페인 무르시아에서 ‘용서의 성 그리스도 형제회’ 소속 참회자들이 붉은색 고깔(카피로테)을 쓰고성 월요일 행렬에 참여하고 있다. 2026년 고난주간(Holy Week)은 3월 29일 종려 주일부터 4월 5일 부활 주일까지 가톨릭 신자들이 기념한다./EPA 연합뉴스

30일 스페인 남동부 무르시아에서 열린 고난 주간 성 월요일 행렬에 ‘용서의 성 그리스도 형제회’ 소속 참회자들이 ‘카피로테’라고 부르는 뾰족한 붉은색 고깔을 쓰고 있다. 눈구멍만 뚫어 놓은 의상이 독특하다.

정통 가톨릭 국가인 스페인은 오는 5일 부활절을 앞두고 다채로운 고난 주간(Holy Week) 행사가 열린다. 수세기 동안 이어져 온 이 행렬에는 신자들이 꽃으로 장식된 수레 위에 예수 그리스도나 성모 마리아 상을 싣고 행진하고, 카피로테를 쓴 참회자들의 행렬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다양한 종교 형제회, ‘콘프라디아스(confradias)’가 주관하는 이 행렬은 부활절 일요일을 앞두고 일주일 동안 스페인 각지에서 열린다. 참회자들이 쓰는 카피로테의 색상은 지역마다 다양하다.

카피로테로 얼굴을 가리는 이유는 하나님 앞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겸손하게 속죄하겠다는 의미다. 뾰족한 모양은 하늘(하나님)을 향해 뻗어 있어, 참회자의 마음이 하나님께 닿기를 원하고 죄를 용서받고자 하는 고행의 의미를 나타낸다. 중세 시대에 스페인 종교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죄인들이 죄를 뉘우치며 쓰던 모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3월 29일 세비야에서 열린 종려주일 행렬에 참여한 라 파스 형제회의 참회자들이 행진하고 있다. 눈 구멍만 낸 뾰족한 고깔을 쓰고 흰 까운으로 온몸을 가렸다./AFP 연합뉴스
3월 30일 스페인 안달루시아 그라나다에서 열린 고난주간 행렬에 ‘트라바호 이 루스(노동과 빛)’ 형제단의 참회자들이 참여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3월 29일 일요일 스페인 남부 카브라에서 ‘폴리니타’ 형제단의 참회자들이 고난주간 행렬에 참여하고 있다./AP 연합뉴스
3월 29일, 스페인 알리칸테주 엘체에서 열린 종려주일 행렬에서 카톨릭 교도들이 나귀 탄 예수상을 끌고 행진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29일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라 파스 형제회의 참회자들의 종려주일 행진을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다./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