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후 경기 안산시 반월공단에 위치한 한 종량제 봉투 제조 공장에서 관계자가 한숨을 쉬고 있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원유, 나프타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원료 가격 변동성이 확대돼 봉투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공장 직원은 "전쟁 전에는 공장에 있는 모든 압출기가 가동되는 시간인데, 2개만 돌아가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내일은 모든 기계가 멈출 수도 있어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박성원 기자

“원료가 없으니 공장이 돌아가질 않네요. 한창 바쁘게 일하고 있을 시간인데...“

중동전쟁으로 나프타 수급이 불안정한 가운데 지난 25일 경기 안산시 반월공단에 있는 한 종량제 봉투 제조 공장에서 만난 A씨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해 만든 석유화학 산업의 필수 기초 원료로, 비닐과 플라스틱 등을 만들 때 쓰인다.

지난 25일 오후 경기 안산시 반월공단에 위치한 한 종량제 봉투 제조 공장이 한산한 모습이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원유, 나프타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원료 가격 변동성이 확대돼 봉투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박성원 기자

이날 공장에서는 단 2대의 압출기만 운영 중이었고, 나머지는 멈춰 있었다. 관계자는 이마저도 멈출 위기에 처해, 공장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했다. 공장에는 10명이 채 안 되는 직원들만 나와 근무를 하고 있었다. 평소에는 기계 돌아가는 소리로 공장이 시끄러워야 할 오후 시간이지만, 직원들의 대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공장은 조용했다.

공장 관리자는 “전쟁으로 대부분의 기계가 멈췄다”며 “전쟁이 끝난다 해도 원료 수급 문제가 해결될 거 같지 않아 걱정”이라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지난 25일 오후 경기 안산시 반월공단에 위치한 한 종량제 봉투 제조 공장이 한산하다. 바쁘게 움직여야 할 시간이지만, 공장은 멈춰 섰다. /박성원 기자

나프타 공급 차질 우려가 높아지면서 종량제 봉투 대란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7일 경기 파주시 수많은 마트와 편의점에는 “종량제 봉투 품절”이라는 알림 문구를 내걸었다.

중동전쟁으로 나프타 수급이 불안정한 가운데 27일 경기 파주시 소재 편의점과 마트에 '종량제봉투 재고가 없다'는 알림 문구가 부착돼 있다. 4장의 사진을 1장으로 합쳤다. /박성원 기자

한 마트에서는 “종량제 봉투는 한 사람당 1개만 살 수 있다”며 종량제 봉투 구매 수량을 제한하기도 했다. 나프타 부족 현상이 지속될 예정이라, 상황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중동전쟁으로 시작된 파장이 일상 전반으로 확산돼 국민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한편 이날 정부는 나프타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생산된 모든 나프타는 수출이 즉시 제한된다. 이미 수출 계약이 체결됐더라도 내보낼 수 없게 됐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나프타 물량을 해외로 반출시키지 않겠다는 취지”라면서 “국내에서 쓰이지 않는 일부 중질 나프타 등은 수출을 허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