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전남 광양 매화마을에 하얀 매화가 가득하다./박상훈 기자

남도에 봄이 만개했다. 3월 15일 전남 광양 매화마을에는 산자락을 따라 하얗게 핀 매화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매년 봄이면 전남 광양의 매화마을에는 많은 사진가가 모인다. 섬진강과 매화나무, 그리고 동이 트는 아침빛이 만들어내는 풍경을 담기 위해서다. 특히 일출 시간에 좁은 바위 위 촬영 포인트를 차지하려고 전날 밤부터 자리를 지킨다.

여러 해 동안 같은 풍경을 촬영해 왔지만, 올해는 많은 사진가가 찾는 일출이 아니라 야경 속 매화를 기록해 보았다. 밤의 매화는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어둠 속에서 조명과 주변 빛이 더해지면서 또 다른 결의 풍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강한 역광 속에서 매화가 마치 스스로 빛을 내는 것처럼 하얗게 떠오르고 있다. 꽃잎 하나하나가 빛에 둘러싸인 채 조용히 타오르는 듯하다./박상훈 기자

촬영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나름의 계획이 있었다. 하지만 언덕 위 식당에서 새어 나오는 강한 조명 때문에 상황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빛이 너무 강해 장노출로 매화를 균일하게 표현하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아래쪽에서 예상치 못한 장면을 발견했다. 강한 역광 속에서 매화가 마치 스스로 빛을 내는 것처럼 하얗게 떠오르고 있었다. 꽃잎 하나하나가 빛에 둘러싸인 채 조용히 타오르는 듯한 모습이었다.

처음 계획했던 장면과는 다른 결과였지만, 그 순간의 빛은 이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냈다. 때로는 의도하지 않은 환경이 오히려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매년 같은 장소를 찾는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익숙한 풍경 속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이 나타나고, 그 순간이 또 하나의 사진이 된다. 올해 광양의 밤에서 발견한 매화 역시 그런 장면 중 하나였다.

아침이 되면서 드러나는 광양매화마을 풍경./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