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당일인 17일 아침,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 횡계리 선자령 일대는 완전한 설국으로 변해 있었다. 설 전날인 16일 하루 종일 이어진 폭설이 능선을 덮고, 숲을 덮고, 길을 덮어 세상을 온통 새하얀 색으로 다시 그려냈다.
드론으로 내려다본 선자령의 풍경은 마치 한 장의 수묵화 같다. 나무마다 피어난 눈꽃은 바람결에 얼어붙은 시간처럼 고요하고, 그 사이를 가르는 산길은 한 줄기 희망처럼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그 길 위에 선 사람들의 모습은 작지만 분명하다. 새해 첫날, 순백의 길을 따라 한 발 한 발 내딛는 발걸음에는 각자의 다짐이 담겨 있다.
선자령은 해발 1157m, 대관령 풍력발전기가 늘어선 넓은 초지와 완만한 능선으로 초보 등산가들과 백패커들에게 사계절 사랑받는 산이다.
눈이 내린 뒤의 선자령은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숲은 거대한 눈꽃 정원으로 변하고, 길 위엔 세상의 소음을 지운 채 발자국 소리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