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쌀쌀한 날씨에도 경북 포항시 북구 용한리해수욕장에서 서퍼 10여 명이 서핑을 즐기고 있었다. 기자는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다가 남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인물에게 시선을 빼앗겼다. 바로 지난해 8월 아시아 서핑 챔피언십(ASC)에서 한국인 최초로 서핑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한 ‘카노아 희재 팔미아노(18·이하 카노아)’ 선수였다.
카노아 선수는 그날도 남다른 움직임과 균형 감각으로 파도를 타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작은 파도임에도 비교할 수 없는 정교한 동작, 파도의 흐름을 읽는 눈, 그리고 날쌘 움직임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숨을 멈추게 할 정도였다.
지난해 8월 인도 마하발리푸람에서 열린 2025 아시아 서핑 챔피언십에서 카노아 선수는 남자 오픈부와 주니어부를 모두 제패하며 대회 역사상 첫 2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서핑 대표팀이 2017년 국제대회 첫 출전 8년 만에 종합 성적에서 남자부와 남자 주니어부에서 모두 2위를 기록한 의미 있는 순간이기도 했다.
한국에서 서핑은 아직 대중적인 종목으로 자리 잡지 못한 편이다. 하지만 카노아 선수는 이 흐름을 바꾸며 한국 서핑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한국 서핑 대표팀의 일원으로 국제 대회에서 활약하며 국내 랭킹 1위 서퍼로 주목받고 있다.
카노아 선수는 한국인 어머니와 필리핀계 캐나다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한국 국적을 선택해 대표팀에서 뛰고 있다. 서핑의 본고장인 하와이와 여러 나라에서 파도를 경험하며 성장한 그는 “서핑으로 한국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목표를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세계적인 서핑 강국들과 비교했을 때 훈련 환경과 지원 체계는 제한적이지만, 카노아 선수는 이런 현실 속에서도 꾸준히 국제 대회에 참가하며 실력을 다지고 있다.
올해 일본 아이치·나고야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서핑이 첫 정식 종목으로 데뷔하는 역사적인 무대인 만큼, 그의 메달 도전은 한국 스포츠 역사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