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광주 북구 신용동 영산강변에서 수백 마리의 고니와 오리들이 겨울을 나고 있다./김영근 기자

해마다 겨울이 되면 한반도는 철새들의 거대한 중간 기착지가 된다.

그러면서 딜레마에 빠지기도 한다. 가창오리를 비롯한 오리류와 각종 철새는 삭막한 겨울 들녘과 강을 군무로 수놓으며 계절의 변화를 알린다.

순천만과 금강, 영산강을 품은 남부 지역은 국내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로, 매년 수십만 마리의 철새가 찾아와 생태적 가치를 더한다.

특히 순천만은 국제적으로도 보호 가치가 높은 습지로, 겨울철 철새 관찰 명소로 꼽힌다.

해마다 전남 순천만 습지로 날아든 흑두루미(천연기념물 제228호)가 힘차게 비상하고 있다./ 김영근 기자

그러나 이 평화로운 풍경은 가금류 농가에는 ‘양날의 검’이다. 철새 이동과 함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유입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AI 발생 사례를 보면 겨울철 철새 도래 시기와 맞물려 확산된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고병원성 AI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1월 한 달간 철새 도래지 주변과 가금 농장을 중심으로 특별 방역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철새 분변 검사 강화, 농장 출입 통제, 소독 시설 점검 등 방역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6일 광주 북구 신용동 영산강변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직원들이 고병원성 AI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방역을 하고 있다./김영근 기자

자연이 선사하는 장관과 방역의 긴장감이 공존하는 겨울. 철새는 생태계의 건강을 보여주는 지표이자 동시에 방역 현장에서는 경계의 대상이다.

아름다움과 위험이 겹쳐지는 이 계절의 풍경 속에서, 철저한 방역과 성숙한 공존의 지혜가 요구되고 있다.

6일 광주 북구 신용동 영산강변. 수백마리의 오리와 고니들이 이곳에서 겨울을 나고 있다. /김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