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 서울 마포구 극동방송에서 극동방송 어린이합창단이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른 뒤 인사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

아기 예수 탄생을 기념하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환상의 하모니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24일 서울 마포구 극동방송에서 극동방송 어린이 합창단이 캐럴을 연습하며 공연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각양각색의 옷을 입고 다양한 도구를 흔들며 공연 준비를 하는 어린이 합창단의 모습은 사뭇 진지해 전문 합창단과 다를 바 없었다. 지휘자의 지휘에 맞춰 춤을 추고 노래를 하는 모습을 보니 잘 짜여진 뮤지컬 공연 한편을 보는 것 같았다. 해당 합창단은 국내를 비롯해 미국 뉴욕 카네기홀, 워싱턴 DC 케네디센터, 호주 시드니 타운홀 등 전 세계를 다니며 공연을 하고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어린이 합창단 - 24일 서울 마포구 극동방송에서 극동방송 어린이합창단이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고 있다. /박성원 기자

초등학생 6학년 임단희 단장은 “전 세계를 다니며 한국말로 노래를 부를 때마다 기쁨을 느낀다”고 했고, 5학년 신은수 단원은 “관객들이 공연을 보고 위로를 받았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합창단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 서울 마포구 극동방송에서 극동방송 어린이합창단이 손 인사를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극동방송 어린이 합창단은 지난 1991년 창단해 현재 전국 13개 합창단을 운영 중이다. 합창단 관계자는 “어린이 합창단 사역을 통해 예수의 사랑을 전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극동방송 어린이 합창단은 내년 1월까지 신입 단원을 모집한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 성동구 금호중앙교회에서 시각장애인 합창단 라파엘 코러스 단원들이 연습실에서 모여 노래 연습을 하고 있다. 단원들은 매주 일요일마다 모여 연습을 한다. /박성원 기자

앞이 보이지 않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관객에게 기쁨과 위로를 전하는 시각 장애인 합창단도 있다. 지난 21일 저녁 서울 성동구 금호중앙교회에서 만난 라파엘 코러스는 크리스마스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단원 전원이 앞을 볼 수 없는 시각 장애인이기 때문에 점자 정보 단말기(한소네), 녹음기, 확대기 등을 활용해 귀로 음악을 듣고 소리를 내며 연습한다.

'점자단말 정보기'로 캐럴 연습해요 - 지난 21일 오후 서울 성동구 금호중앙교회에서 시각장애인 합창단 라파엘 코러스 단원이 점자정보 단말기로 캐럴을 듣고 있다. ‘점자정보 단말기’는 시각장애인들이 전자 점자와 음성을 통해 문서 출력 및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휴대용 정보통신 기기다. 비장애인이 사용하는 노트북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박성원 기자

후천적 시각 장애인 문광종 단원은 “공연을 앞두면 귀에 딱지가 배일 정도로 노래를 듣는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완벽한 화음을 낼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라파엘 코러스 단원들은 정확한 화음을 만들기 위해 매주 일요일 연습실에 모여 4~5시간씩 합을 맞춘다. 그렇게 수개월 연습하고 공연에 나선다.

라파엘 코러스 창립 멤버인 김명원 단원은 “앞을 보지 못하는 우리가 모여 공연을 준비하고 결국 해내는 경험은 흰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 결국 ‘한 폭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과 같다. 그런 경험이 우리를 치유하고,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 성동구 금호중앙교회에서 시각장애인 합창단 '라파엘 코러스'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캐럴을 부르고 있다. 2009년에 창단된 라파엘합창단은 시각장애인들로만 구성된 합창단으로 미국과 대만 등 해외 순회 경험이 있고, 국내 합창대회 수상 경력도 다수 있다. /박성원 기자

2009년에 창단된 라파엘 코러스는 미국과 대만 등 해외 순회공연을 했고, 국내 합창대회 수상 경력도 다수 있다. 최근 취임한 유영재 단장(전 한세대 음악 교수)은 “라파엘의 공연을 보고 감동해 단장까지 도맡게 됐다”며 “라파엘 합창단이 전하는 하모니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극동방송 어린이 합창단과 라파엘 합창단이 각자 모여 캐럴을 연습하는 이유는 예수가 가르쳤던 사랑의 메시지를 노래로 전해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기 위함이 아닐까.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