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다!”
선생님의 종례가 끝나자마자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복도로 쏟아져 나왔다. 지난 11일 종업식을 마치고 겨울방학에 들어간 대전 서구 도마초등학교에서는 하교 시간을 알리는 벨이 울리자 학생들이 책가방을 메고 교문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이어졌다. 긴 학기를 마친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겨울방학을 하루 앞두고 들뜬 마음에 학교를 뛰어나가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하지만 아이들이 방학을 보내는 방식은 예전과는 사뭇 달라졌다.
1980~90년대 초등학생들에게 겨울방학은 온전한 자유의 시간이었다. 눈이 내리면 동네 언덕에서 눈썰매를 타고, 집에서는 엄마가 만들어준 간식과 귤을 먹으며 만화책을 읽었다. 사교육이나 방과 후 학습도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반면 최근의 겨울방학은 학습·체험 중심의 배우는 방학으로 바뀌고 있다. 아이들은 스키캠프·과학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일부 학생들은 코딩·로봇 제작·영상 편집 등 디지털 기술 수업을 방학 기간에 집중적으로 배우기도 한다.
학부모들도 방학이 예전처럼 온전히 노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안을 하고 있다. 방학이 더 이상 쉬기만 하는 기간이 아닌 자기계발과 취미 탐색의 시기로 자리 잡은 것이다.
도마초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는 “아이들이 마지막 종례 시간에 서로의 방학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니 한 해가 잘 마무리됐다는 생각이 든다”며 “방학 동안 충분히 쉬면서도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는 재충전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예전엔 눈사람을 만들며 방학을 보냈다면, 지금의 아이들은 눈사람도 만들고 코딩도 배우며 겨울을 맞는다. 방식은 달라졌지만, 겨울방학을 향한 아이들의 설렘 만큼은 여전한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