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출근길, 평소와 달리 도로 정체가 극심한 날이 있었다. 알고 보니 도로 한가운데에서 피켓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고,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의 생각은 크게 둘로 나뉘었다. “시위 때문에 지각하게 생겼네” “이른 아침부터 무엇 때문에 시위를 할까?”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에서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공사의 대규모 인력 감축 중단과 부당한 임금 삭감 해결 등을 촉구하며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로 인해 세종대로는 차량으로 뒤엉켜 꽉 막힌 상황이 됐다.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하면서도 “오죽하면 이러겠냐”는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지난 4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관계자들이 광화문역에서 출근길 시위에 나섰다. 전장연은 “이재명 정부가 장애인 권리 예산을 외면했다”고 비판하며 ‘장애등급제’ 폐지와 권리중심일자리 최중증 장애인 노동자 해고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전철에서 내린 시민들은 전장연과 경찰,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과 뒤엉켜 통행에 불편을 겪기도 했다. 한 시민은 “전장연 시위 때문에 30분이나 지각했다”고 말했다.
평일 출근 시각에 열리는 시위는 대부분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들이 얼마나 절박하면 이렇게까지 하겠느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출근길 시민을 볼모로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는 것을 언제까지 용인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이런 시위가 반복되면 시민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부딪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