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한 장 25. 강지미의 사막 사진전

대지의 기운이 깨어나는 새벽, 고비 사막의 아침. 붉은 태양이 고비 사막의 모래 언덕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 2017년./ 사진가 강지미

시간이 훌쩍 흘러 어느덧 올해도 한 달 남짓 남았다. 연말이면 그 붉은 기운을 찾아 한 해를 보내고 또 새로운 해를 맞이할 것이다. 사람 많은 관광지에 몰리는 것을 극도로 피하지만, 하나 예외가 있다면 새해 일출을 보는 것. 사진기자들은 연말이면 바다를 찾아가 일몰과 일출을 찍는다. 기자도 바다를 자주 찾았다. 어스름한 새벽 찬 공기에 아이들까지 데리고 와서 무슨 난리일까 싶겠지만, 해를 보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 감동스럽기까지 하다.

바다에 떠오른 붉은 해를 보면서 어떤 사람은 기도를 하고 다른 사람은 눈물도 흘린다. 스스로 새 마음을 먹는 것이다. 한동안 새 기분으로 살아갈 것이다. 식구들과 밥 먹고 일하며 일상에서 쏟아지는 무수한 화살과 돌멩이를 맞아도 버틸 것이다. 그렇게 한동안 약이 되는 해의 붉은 기운을 받기 위해 이들은 그곳을 찾아간다고 생각했다.

New Wave, 몽골 고비 사막. 빛과 구름이 이동하면서 만들어낸 모래 언덕의 그림자들이 마치 실크 스카프를 겹쳐 놓은 듯 아름답다. 2017년./ 사진가 강지미

그런데 태양의 붉은 기운을 제대로 보고 싶으면 빌딩 많은 도시에선 힘들다. 국내에선 해가 뜨고 지는 바다에서 날씨도 운이 따라야 한다. 강지미(56) 사진가는 몽골 고비 사막에서 붉은 해가 장엄한 사막의 모래 언덕을 물들이는 광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고도에서는 강지미의 ‘The Sand’ 사진전이 다음 주 24일까지 열리고 있다.

몽골 고비 사막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모래 폭풍과 바람으로 부서지고 재생되며 태양이 만들어낸 조각처럼 모래 언덕의 변화가 경이롭다. 2017년./ 사진가 강지미

사진가는 지난 2017년 지인들과 고비 사막의 여러 지역을 차로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변화무쌍한 사막의 풍경은 단순하면서 아름답다. 강 씨는 “광활한 모래와 하늘 외에 어떤 인공적인 소음이나 방해 없이 사막의 풍경에 몰입하면서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게 된다”고 했다. 단순하고 아름다운 색의 사막 풍경은 사진가가 모두 슬라이드 필름으로 촬영한 사진들이다.

Half sand dune ,초콜렛 케잌의 반을 잘라 갈색 크림이 발라진 겉과 속을 보여주듯 햇빛이 모래 언덕의 절반을 나누어 놓았다. 2017년./ 사진가 강지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