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미국 6·25 전쟁 참전 용사 고(故) 조셉 찰스 셰퍼드(Joseph Charles SHEPARD)씨의 안장식이 거행됐다.
셰퍼드 참전 용사는 1930년 5월 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스필드에서 태어나 올해 7월 12일, 경기도 양주시의 한 요양병원에서 95세의 나이로 영면에 들었다.
이번 안장식에는 유가족 대리로 이규복 씨 부부, 듀이 무어 주부산미국영사, 강석두 울산보훈지방청장, 주한 미군 관계자, 미 스카우트연맹, 유엔평화봉사단원들을 포함해 약 80명이 참석했다.
셰퍼드 참전 용사는 총 62년 동안 미국과 한국을 위해 헌신한 군인이자 공직자였다.
그는 1947년, 17세의 나이로 캘리포니아 주방위군에 입대하며 군 복무를 시작했다.
1951년 6·25 전쟁 당시 미 육군 정규군으로 편성되어 일본 의무보급창과 한국의 미 육군 제3보병사단에서 의무보급병으로 복무했다.
이후 당초 계획을 넘어 복무는 계속 이어졌고, 베트남전에서는 미 육군 제159공병단의 군수 기술 장교로 근무하기도 했다.
알래스카, 워싱턴DC, 한국 등에서 중책을 수행했으며, 총 군 복무 기간은 41년으로, 1991년 준위로 전역했다.
전역 후에도 그의 헌신은 끝나지 않았다. 미 육군 민간 공무원으로 전환해 22년 이상 한국 내 미군 기지에서 군수, 보급 분야를 담당하며 장병들과 미군 작전을 지원했다.
그는 공로를 인정받아 공로훈장, 동성훈장, 육군 표창 메달 6회, 다수의 우수 민간 공로상 등을 수여받았다.
한국 전쟁 당시 폐허 속에서 한국을 처음 본 그는 평생을 한·미 동맹, 장병 지원, 지역사회 복지에 바쳤다.
특히 강원도 춘천의 옛 미군 기지인 ‘캠프 페이지’에서 가장 오랜 기간 근무하며 기지 운영과 최종 정리까지 책임졌던 인물로, 미군과 지역사회에서는 그를 ‘미스터 캠프 페이지’라고 불렀다.
그는 군 조직 밖에서도 나눔을 실천했다. 용산 수송부 근무 시절, 어린이들을 미군 부대로 초청해 식사를 대접하고, 메달 후원금을 전달하는 등 실질적인 사회 공헌 활동을 이어갔다.
1980년대 캠프 페이지에서 근무할 당시 함께 일했던 이규복씨는 “업무로 인연이 시작됐지만, 시간이 흐르며 병원 진료나 주거 문제를 돕는 등 가족 같은 친구가 되었다”고 회상했다.
이규복씨는 셰퍼드 참전 용사가 즐겨 먹었던 ‘감자전과 김치전, 그리고 막국수와 두부’를 생각하며 춘천은 그에게 ‘평생의 집’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셰퍼드 참전 용사의 안장으로 유엔기념공원에는 총 14국 2334명의 유엔군이 잠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