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 전 고 이수현 의인 묘지를 참배하기 위해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에서 이동하고 있다./김동환 기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과 한일 정상회담 전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 내 故 이수현 의인의 묘소를 참배했다. 현직 일본 총리가 이 의인의 묘소를 공식적으로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시바 총리는 헌화와 묵념을 마친 뒤 이수현 의인의 모친인 신윤찬 LSH아시아장학회 명예회장에게 “양국이 더 가깝게 지냈으면 좋겠다”며 “장학회를 운영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수현 의인은 2001년 도쿄 신오쿠보역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숨진 한국인 유학생이다. 그의 용기와 희생은 당시 일본 사회에 큰 감동을 주었고, 한일 관계를 잇는 상징적인 이야기로 남아있다.

이날 부산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이시바 총리는 이후 일본 취재진과 만나 “다음 정권에 바라는 것은 역시 이 관계를 불가역적으로 되돌리지 말고 발전적으로 추진해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여자 아베’로 불리는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신임 총재가 오는 15일 일본 새 총리 지명이 유력시 되면서 한일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하지만 정치가 바뀌어도 마음의 온도는 이어질 수 있다. 타국에서 목숨을 걸고 사람을 구한 한국 청년과 그 이름 앞에 고개 숙인 일본 총리의 모습이, 두 나라가 함께 나아갈 길에 오래도록 빛으로 남길 바라본다.

지난달 30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부인 요시코 여사가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 내 고 이수현 씨 묘를 참배하고 있다./이시바 시게루 X 캡처
고(故) 이수현씨 20주기인 2021년 1월 26일 오전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묘지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한 이씨의 모친 신윤찬 씨가 추도사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같은 날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추모식은 고인의 뜻을 기려 설립된 LSH아시아 장학회 등이 주관해 사건 현장인 JR신오쿠보역 헌화에 이어 인근에 마련된 별도의 추도식장에서 진행되었다./ 김동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