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대학가 일대에서 서울시·한국외대·동대문경찰서·동대문보건소 합동점검반이 ‘마약 던지기’ 집중 단속의 일환으로 현장 점검을 하고있다. / 고운호 기자

“만에 하나라도 가능성을 위해 샅샅이 뒤져보려 합니다.”

개강을 앞둔 26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후문 앞 대학가. 서울시·한국외대·동대문경찰서·동대문보건소 관계자 18명이 모여 합동 점검에 나섰다. 2개 조로 나뉘어 대학가를 누비며 미심쩍은 곳을 구석구석 확인했다. 화단을 훑고 전기​계량기 구석구석을 더듬었다. 시선이 닿지 않는 빌라 외벽 보일러 연통은 내시경 카메라를 집어넣어 확인했다. 이날 마약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단속 의지를 확실히 드러냈다.

합동점검반이 내시경 카메라로 환기구 배기 파이프를 살피고 있다. / 고운호 기자

이번 단속의 초점은 ‘던지기’ 수법 차단이다. ‘던지기’는 판매자가 마약을 소포장해 특정 장소에 숨겨두면 구매자가 좌표를 받아 찾아가는 방식이다. 은닉처는 전기 계량기함, 환기구 배기 파이프, 난간 마감 캡, 에어컨 실외기, 화단 등 생활 공간이다. 공항에서는 탐지견이 짐이나 의복에 숨겨진 마약을 쉽게 찾아내지만 대학가 단속은 사정이 다르다. 음식물·담배·배기가스 등 다양한 냄새가 섞여 있어 탐지견의 능력이 제한되고, 은닉 장소도 구조물 틈새나 생활 시설물 속에 흩어져 있다. 결국 사람이 수작업으로 직접 더듬고 장비를 동원해야 하기에 단속의 노동 강도가 높다.

합동점검반이 '마약 던지기' 집중 단속을 위해 원룸 내 계단 난간 마감 캡을 확인하고 있다. / 고운호 기자

서울시는 이번 점검을 시작으로 홍익대, 중앙대, 건국대 등 주요 대학가로 단속을 확대한다. 점검 과정에서 마약이 발견되면 현장에 동행한 경찰이 즉시 수거해 수사에 착수한다. 오는 9월 30일까지를 ‘마약 집중 점검 기간’으로 정하고 자치구·경찰·대학과 공조해 단속을 이어간다. 온라인 단속도 병행한다. 시는 SNS 마약 판매 광고를 적발해 차단을 요청하고, 글로벌 플랫폼에는 선제적 차단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다. 강진용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이번 점검은 대학생들에게 은닉 수법의 위험성을 알리고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오프라인 유통을 뿌리부터 차단하고 온라인 광고도 철저히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합동점검반이 에어컨 실외기 바닥을 내시경 카메라로 확인하고 있다. / 고운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