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三伏) 기간에는 입술에 묻은 밥알도 무겁다’
더운 여름, 절기상 초복(初伏)·중복(中伏)·말복(末伏)을 이르는 삼복에는 몸을 움직이기가 몹시 힘들어 밥알 하나의 무게조차도 힘겹다는 뜻으로, 삼복 기간에 더위를 이겨 내기가 힘들다는 우리 속담이다.
지난 20일 초복날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점심시간 서울 종로구 한 삼계탕집 앞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지어 있었다. 더위에 지친 고객들을 위해 햇볕을 피할 노란 우산과 시원한 바람을 뿜어내는 냉풍기를 준비한 가게 측의 작은 배려에 외국인 관광객 등 손님들은 더없는 고마움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더운 여름 삼계탕 한 그릇으로 더위를 식혀보려는 노력으로 찾은 유명 맛집이지만 ‘이렇게까지 기다려야 되는 건가’ 하며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왔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조선시대에도 삼복 기간에는 민간에서는 오늘날과 비슷하게 닭(백숙)과 같은 보양식은 물론, 수박과 참외를 먹으면서 계곡에 발을 담그며 잠시 더위를 식혔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복날에 삼계탕을 먹었던 것은 닭과 인삼이 열을 내는 음식으로, 따뜻한 기운을 내장 안으로 불어넣고 더위에 지친 몸을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복날 삼계탕집 앞에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 도로에는 수많은 배달 라이더들이 신호를 기다리며 서 있었다. 신호가 바뀌면 1초라도 빨리 치킨, 음료 등 배달 음식을 전달하기 위해 달려나갔고 아찔해 보이기까지 했다.
밖에서 음식 사 먹는 것보다 집에서 배달시켜 먹는 게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을 것 같다. 30여 분간 경복궁역 인근 도로를 지나다닌 배달 라이더들이 수십 명이 넘었다. 분명 평소보다 많은 주문과 배달이 있었으리라. 30일인 어제는 중복이었고, 오는 8월 9일은 말복이다. 마침 토요일 쉬는 날, 시원한 계곡에 발 담그고 백숙이나 한 그릇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