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대전 동구 아트사이트 소재 미디어아트존에서 꿈돌이 관련 영상이 3면 스크린을 통해 상영되고 있다. 최근 SNS에서 인증샷 명소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관광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신현종 기자

‘빵지순례’ 열풍으로 제빵의 도시로 주목받고 있는 대전시가 이번에는 지역 캐릭터 콘텐츠로 또 한 번 이목을 끌고 있다. 중심에는 1993년 대전엑스포를 통해 탄생한 마스코트 ‘꿈돌이’가 있다.

별 모양 안테나로 우주와 교감하고, 기분에 따라 색이 변하는 독특한 설정으로 사랑받았던 꿈돌이는 한동안 자취를 감췄지만 최근 새롭게 리디자인 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대전시는 꿈돌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꿈씨 패밀리’라는 캐릭터 시리즈로 확장하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지역 한정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16일 대전 동구 아트사이트 굿즈존에서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꿈돌이 라면이 판매되고 있다. /신현종 기자

그중에서도 단연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은 ‘꿈돌이 라면’이다. 쇠고기맛과 해물짬뽕맛 두 가지로 출시된 꿈돌이 라면은, 건더기 스프 속 귀여운 꿈돌이 모양 어묵이 시선을 사로잡으며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아기자기한 디자인과 한정판 특유의 희소성이 소비 심리를 자극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대전시에 따르면 꿈돌이 라면은 지난 6월 9일 출시 이후 단 2주 만에 초도 생산량 30만 개가 완판 됐으며, 7월 초 기준 누적 판매량이 50만 개를 넘어섰다. 이는 지역 캐릭터 상품으로는 이례적인 성과로, 대전 콘텐츠 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6일 대전 동구 꿈돌이네 라면가게를 찾은 시민들이 꿈돌이 라면을 시식하며 특별한 맛을 즐기고 있다. /신현종 기자

최근 몇 년 사이, 아이돌이나 애니메이션 중심으로 형성되던 팬덤 굿즈 시장에 지자체들이 독자적인 지역 캐릭터를 앞세운 상품을 속속 출시하며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 대전 역시 꿈돌이를 통해 지역성과 정체성을 담은 콘텐츠 산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도시는 더 이상 공공 서비스만으로 경쟁하지 않는다”며 “시민과 함께하는 정체성과 기억에 남는 경험이 도시의 가치를 높인다. 대전의 고유한 캐릭터와 스토리를 통해 지역 브랜드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대전 동구 아트사이트 굿즈존에서 관광객들이 꿈돌이 관련 굿즈를 둘러보며 구매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꿈돌이 캐릭터 사업을 맡고 있는 에너넷 성광현 사업지원팀장 역시 “꿈돌이는 대전의 정체성을 담은 상징적인 캐릭터”라며 “지속적인 스토리텔링과 민간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재미있는 도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과거 첨단과학도시의 상징이었던 꿈돌이는 이제 대전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문화·경제 콘텐츠로 재조명되고 있다. 먹거리와 관광을 결합한 ‘먹고, 즐기고, 추억하는’ 도시 브랜드 구축의 중심에, 우주에서 온 귀여운 장난꾸러기가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16일 대전 동구 꿈돌이네 라면가게 앞, 꿈돌이라면 캐릭터를 배경으로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신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