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서울에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6월의 열대야도 4년째 이어지고 있다. 더위를 피하려고 실내 냉방에 머무는 이들이 많다. 반대로 시원함과 여유를 찾아 도심 속 청량 명소로 향하는 이들도 있다. 물과 바람, 빛이 어우러진 서울의 대표 야외 공간에서 더위를 식히며 동시에 멋진 사진도 남길 수 있는 장소들을 소개한다.
서울광장 쿨링포그 – 바쁜 도심 속 잠깐의 쉼표
서울시청 앞 광장에는 여름철마다 쿨링포그가 설치된다. 수증기처럼 가늘게 퍼지는 물방울이 도심 한복판에 시원함을 더한다. 쿨링포그가 작동하면 시민들은 마치 오아시스를 발견한 듯 그 앞으로 다가가 더위를 식힌 뒤 다시 걸음을 옮긴다.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안개를 만끽하는 어린아이의 모습도 눈에 띈다. 이 시스템은 고압 노즐을 이용해 물을 빗방울의 약 1천만 분의 1 크기로 분사하고, 기화 과정에서 주변 온도를 낮추는 방식이다. 역광에서 포그를 촬영하면 햇살과 안개가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반포 한강공원 – 음악이 흐르는 달빛무지개분수
서울의 대표적인 야경 명소 반포한강공원은 한강을 따라 넓은 잔디밭과 산책로, 자전거도로가 조성돼 시민들의 여가 공간으로 사랑받는 곳이다. 밤이 되면 반포대교에서 쏟아지는 달빛무지개분수가 조명과 음악에 맞춰 화려한 장관을 연출한다. 2008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긴 교량 분수’로 기네스북에 등재되며 명소로 자리잡았다. 조명과 물줄기가 어우러진 야경은 사진으로 담기에도 환상적이다. 낮에는 다리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는 로우앵글 촬영이나 역광을 활용한 실루엣 컷으로도 인상적인 장면을 담을 수 있다.
서울숲 바닥분수 – 아이들의 천국, 역동적인 물놀이
서울숲은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더위를 식히기에 좋은 장소다. 바닥분수 면적이 넓어 미끄럼만 주의하면 아이들끼리 부딪혀 사고가 날 위험도 적다. 무엇보다 물줄기가 하늘을 향해 시원하게 뿜어져 나와, 촬영자도 함께 젖을 각오가 되어 있다면 강렬한 장면을 담을 수 있다. 분수대 가까이에서 촬영할 경우 물방울이 렌즈에 튈 수 있으므로 보호장비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생생하게 포착하려면 셔터스피드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뚝섬한강공원 – 피서객들이 모여 만드는 공동 작품
뚝섬한강공원은 원색 파라솔과 인파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전경이 탁 트여 있어 드론으로 수영장을 내려다보면, 파라솔과 사람들, 물 위를 떠다니는 튜브들이 정교하게 배열된 회화처럼 프레임 안에 담긴다. 물놀이장과 분수, 다양한 쉼터가 조성돼 있어 온 가족이 휴식을 즐기기에 좋다. 단, 드론 촬영에 앞서 비행 및 촬영 허가와 초상권 관련 유의사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광화문광장 터널분수 – 물길을 걷는 도심 속 산책
광화문광장 한복판, 아치형으로 솟구치는 터널분수가 여름 도심 산책길에 청량함을 더한다. 터널을 지나는 순간만큼은 누구나 동심으로 돌아간다. 따사로운 햇살을 머금은 물방울 하나 하나가 보석처럼 빛난다. 여름은 더위만큼이나 빛과 물의 계절이다. 냉방보다 바람을, 쉼보다 움직임을 택한 사람들의 풍경은 그 자체로 기록할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