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세종수목원 한국전통정원의 솔찬루와 도담정은 창덕궁 후원의 주합루와 부용정을 실물 크기로 재현한 공간으로, 밤이 되면 조명이 켜져 운치를 더한다. /신현종 기자

최근 도시민들 사이에서 자연 속 힐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도심형 수목원이 ‘도심 속 자연의 쉼터’로 각광받고 있다. 멀리 교외로 나가지 않아도 자연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이들 공간은 바쁜 도시 생활 속 새로운 휴식처로 자리 잡고 있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김미경(53)씨는 주말이면 국립세종수목원을 찾는다. 김 씨는 “정신없이 바쁜 도시 생활과 디지털 피로 속에서 수목원을 걷기만 해도 마음이 안정되는 것을 느낀다”며 “짧은 산책만으로도 큰 위안을 받는다”고 말했다.

열대온실 입구에서는 반딧불이를 형상화한 불빛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느리게 움직이는 빛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신비로운 열대 숲을 탐험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신현종 기자

국립세종수목원은 2020년 10월 문을 연 국내 최초의 도심형 국립수목원으로, 총 65헥타르 규모의 부지에 사계절전시온실, 한국 전통 정원, 다양한 테마 전시 공간을 갖추고 있다. 사계절전시온실에는 지중해와 열대 지역의 식물이 전시되어 있으며, 궁궐정원과 민가정원, 별서정원 등은 한국의 전통 정원 문화를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다.

실제로 자연 속 산책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 긴장 완화와 기분 전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자연은 그 자체로 병원이자 교실, 피난처이자 놀이터”라며 “일주일에 단 한 번이라도 나무 사이를 걷는 시간이 현대인을 위한 최고의 ‘건강 요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사계절전시온실에서는 식물과 디저트를 주제로 한 특별전 ‘스위트 가든: 식물의 달콤한 유혹’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한편 국립세종수목원은 17일부터 10월 11일까지 야간 개장 행사 ‘우리 함께야(夜)’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야간 개장을 넘어,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와 미디어아트를 결합한 생태문화행사로 기획됐다.

행사 기간 동안 한국 전통정원에서는 조명과 레이저 등을 활용한 미디어 아트 쇼가 펼쳐지며, 사계절전시온실 내에서는 ‘스위트 가든: 식물의 달콤한 유혹’ 특별 전시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탕수수, 바닐라난초, 카카오나무 등 디저트의 재료가 되는 식물 53종, 총 4500여 본이 소개될 예정이다.

야간조명이 켜진 지중해 온실은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신현종 기자

신창호 국립세종수목원장은 “도심 속 자연과 문화가 만나는 새로운 형태의 휴식 공간인 국립세종수목원에서 누구나 자연과 함께 여유와 행복을 누리시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국민 모두의 일상에 스며드는 문화 공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야간개장을 시작한 국립세종수목원의 솔찬루와 도담정은 어둠이 내려앉으면 조명 속에서 또 다른 매력을 드러낸다. /신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