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온천로에서 열린 유성온천축제에서 시민들이 온천수 물총을 쏘며 축제를 만끽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대전 유성구에서 열리는 ‘유성온천문화축제’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이번 축제는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유성 온천로 일대와 계룡스파텔 광장에서 열렸다. 올해 축제는 특히 유성 온천의 역사와 전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유성온천축제에서 시민들이 온천수 물총을 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신현종 기자

유성온천은 백제 시대부터 사용되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상처 입은 학이 온천수에 몸을 담가 치유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실제로 유성온천수는 지하 200m 이하에서 분출되는 고온 열천으로, 60여 종의 다양한 광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예로부터 치료의 목적으로도 명성이 높았다. 조선 태조와 태종이 이곳에서 목욕을 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유성온천축제에서 시민들이 족욕 체험을 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유성구는 별도 시설 없이도 온천수를 즐길 수 있도록 거리 곳곳에 족욕장을 설치해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족욕장은 누구나 이용 가능하며, 간단히 발을 씻은 후 온천수에 발을 담그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올해 축제는 ‘저탄소·친환경 클린 축제’를 목표로, 1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했다. ‘거리 축제’ 하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엄청난 일회용 쓰레기의 양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인 것이다. 푸드 트럭에는 다회용기가 제공됐으며, 용기 회수와 세척을 위한 전용 부스와 수거함도 다양하게 운영됐다.

먹거리존에서 시민들이 다회용기에 담은 음식을 받고 있다. /신현종 기자

행사장을 찾은 박소희(43·대전 장대동)씨는 “보통의 거리 축제에서는 대부분 일회 용기를 이용하는데, 이처럼 다회 용기를 사용하니 환경에 기여하는 기분”이라며 “이 같은 축제 문화가 지속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유성온천문화축제는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계승하며, 주민과 방문객이 함께 참여하는 대표적인 지역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유성구는 앞으로도 차별화된 기획과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축제의 지속 가능성과 의미를 더할 계획이다.

먹거리존 전 구역에 다회용기를 도입해 친환경 축제로서의 위상을 높였다. /신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