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 지방의 망슈 해안에서 스톰트루퍼 복장을 한 서퍼가 몽생미셸을 배경으로 패들보드를 타고 있다./AFP 연합뉴스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 지방의 망슈 해안의 몽생미셸(Mont Saint-Michel) 부근에 영화 스타워즈의 정예 보병인 스톰트루퍼(stormtrooper)가 나타났습니다. 혹시 몽생미셸을 점령하려 온 것일까요? 아니면 새로운 스타워즈 영화를 촬영하는 것일까요?

알고 보니 스톰트루퍼 복장을 한 남성이 파도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조수간만 차이가 큰 이곳에서 아름다운 몽생미셸을 배경으로 망중한에 빠져있습니다. 손에 노를 들고 있는 것을 보니 패들 보드인 모양입니다.

몽생미셸은 프랑스에서 가장 신비로운 여행지 중 한 곳입니다. 바닷물이 들어오면 섬이 되고 물이 빠지면 육지가 되는 곳입니다. ‘성 미카엘의 산’이란 뜻으로 섬 전체를 성으로 만든 섬성(Island Castle)입니다.

708년 아브랑슈의 주교였던 성 아우트베르토의 꿈속에 대천사 미카엘이 나타나 “바다 위에 성을 쌓아라”는 명령을 듣고 성당과 수도원을 세워 봉헌한 것이 시초가 되었습니다. 노르망디 해안 중에서도 유독 조수 간만의 차이가 커(최대 14m) 이곳의 공사는 극악의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썰물 때에만 드러나는 갯벌을 통해 인력과 자재를 투입하며 공사 및 보수는 매우 오랜 기간 이어졌습니다. 1천 년도 더 지난 19세기 말에 이르러서야 오늘날의 형태가 완성되었습니다.

몽생미셸은 감옥으로도 쓰였습니다. 프랑스 혁명기 당시 정부는 섬의 수도승들을 모조리 쫓아내고 섬을 “몽 리브르(mont libre)”로 명명하고 교도소로 만들었습니다. 소설가 빅토르 위고는 이곳을 방문하여 수도원이 얼마나 쇠락했는지, 죄수들이 얼마나 비참한 삶을 살고 있는지 비판하며 “성유물함의 두꺼비”라고 까내린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