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발렌시아의 ’파야스 축제(Las Fallas of Valencia)’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습의 인형이 불타고 있다./AFP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습의 인형이 불타고 있습니다. 상의를 벗은 트럼프 대통령은 특유의 헤어 스타일에 아기 턱받이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치어리더용 신발을 신고 달러를 상징하는 지팡이도 들고 있네요. 중요 부위는 로켓으로 표현됐습니다. 트럼프의 어깨에 앉은 푸틴 대통령은 기관총을 들고 있습니다. 탄띠도 매고 있네요. 왠지 얼굴에서 지친 모습이 보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의 무릎에 앉아 어리광을 부리고 있습니다. 살찐 얼굴에 비해 짧고 가는 팔과 다리가 우스꽝스럽습니다. 이들이 왜 이런 모습으로 등장했는지는 모두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9일(현지 시각)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파야스 축제(Las Fallas of Valencia)’의 한 장면입니다. ‘불의 축제’라고도 불리는 이 축제 마지막 날, 사회적 이슈가 되는 사건이나 정치인을 풍자해 만든 나무 인형 ‘니놋(Ninot)’을 태우는 행사가 열립니다.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입니다.

과거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의 목수들은 해가 짧은 겨울밤 작업을 위해 양초를 사용했고, 나무로 만든 양초 받침대를 ‘패롯(parot)’이라 불렀습니다. 봄이 되어 낮의 길이가 길어지면 필요 없어진 패롯들을 모아 성 요셉의 축일에 태우며 새봄을 맞이합니다. 이렇게 파야스 축제가 시작됐습니다. 최근에는 패롯이 니놋(나무인형)으로 바뀌어 진행되고 있습니다.

3명의 국가 원수들 모습이 최근 세계 상황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무기로, 푸틴 대통령은 5년 넘게 전쟁을 벌이며 세계 질서와 경제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도 때도 없이 미사일을 발사하며 안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속내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