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물러나면서 거리의 옷차림이 한결 가벼워졌다. 봄이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하는 순간이다. 하지만 꽃이 피기 전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것이 있다. 바로 미세먼지다. 미세먼지는 일상의 일부가 됐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과 체념한 듯 그냥 다니는 사람으로 나뉜다. 미세먼지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건강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적 변화는 사진기자들의 스케치 작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풍경을 기록해야 하는 사진기자들은 수년간 같은 장소에서 반복되는 스케치를 변화시키려는 고민을 한다. 과거에는 전망대나 고층 빌딩 옥상을 전전하며 전경을 담았지만,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서울 일대 드론비행금지구역이 다수 해제되었다. 이에 따라 새로운 각도의 스케치 사진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드론 촬영이 쉬워진 것은 아니다. 일반인이 신청하기에는 절차가 다소 까다롭다. 드론 원스톱 서비스를 이용하면 비교적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지만, 여전히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된다. 과거에는 비행 허가를 받는 데 1주 이상 걸려 즉각적인 뉴스 대응이 어려웠다. 최근에는 이 소요 시간이 단축되어 미리 원하는 시점에 드론을 띄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 드론 촬영 허가 소요 시간은 평균 2~3일로 줄어들었다.
사진에 신선함을 부여하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앵글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드론 기술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드론 모델은 기존 대비 비행시간이 증가했으며, 렌즈의 선예도도 향상되었다. 현재 사용되는 대표적인 드론 카메라는 1인치 센서를 탑재하여 기존 DSLR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화질을 제공한다. 다만, 여전히 망원렌즈의 성능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이를 개선한다면 전경 위주의 드론 사진뿐만 아니라 더 밀도 있는 장면을 담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의 스케치 사진은 기자들의 부지런한 발품을 요구했다. 요즘은 다가올 뉴스를 예측해 미리 드론 촬영 허가를 받아 놓는 준비성이 중요해졌다. 해가 뜨고 지는 시간대를 고려하면 인상적인 장면을 포착할 수 있다. 그러나 드론 활용이 증가하면서 새로운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사생활 침해 우려로 드론 촬영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세부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저널리즘과 스케치 분야에서 드론 활용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규정을 준수하고 시민들의 안전을 신경 써서 드론을 활용하면 기존에 접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사진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