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만 시간의 집밥 노하우’, ‘오늘도 안녕’, ‘세탁해 드립니다’.
대학가 근처에 가면 볼 수 있는 문구들이다. 얼핏 연관성을 찾기 힘든 이 문장들은 하나의 갈래로 묶을 수 있는데 바로 ‘하숙’이다. 신학기를 맞아 여러 하숙집들이 자신만의 장점을 앞세워 학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과거에는 대학가 하면 으레 하숙이란 단어가 떠오를 정도로 일반적인 주거 형태였지만 실상은 사양길에 접어든 지 오래다. 하숙집은 말 그대로 방세와 식비를 내고 머무는 집으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따뜻한 집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이다. 그럼에도 공동 주거의 형태를 지닌 하숙은 개인의 사생활이 보장되는 원룸의 인기에 점차 밀리다 급기야는 시장 점유율이 5%대까지 추락, 존폐의 위기에 처했었다.
그런데 이러한 위기의 하숙 문화가 다시금 살아나고 있다. 하숙의 인기를 견인하는 건 다름 아닌 끝없이 치솟는 물가와 월세다. 수도, 전기, 인터넷, 난방비 등의 높은 관리비를 부담해야 하는 원룸과는 달리 하숙은 별도의 공과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월세와 식비를 포함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 집주인도 상주하고 있다 보니 안전이 보장되는 것 또한 장점이다.
고물가 속, 제대로 된 한 끼의 매력을 가진 하숙이 새로움을 장착하고 대학가의 풍속시계를 다시금 되돌려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