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좋아하시나요? 뜨개질도 좋아하신다구요?
그럼 영화관에서 뜨개질을 하면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으면 어떨까요?
지난 16일 일요일 밤 오스트리아 빈의 한 영화관에서 실제 그런 행사가 열렸습니다. 뜨개질과 영화 감상 둘 다를 취미로 가진 사람들이 영화관에 모여 뜨개질을 하면서 메릴 스트립 주연의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The Devil Wears Prada)’를 관람했다고 합니다. 빈의 영화관 보티브 시네마가 작년 12월 출시한 이후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이 프로그램은 180석의 좌석이 매번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합니다.
무엇이 이들을 모이게 했을까요? AFP통신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혼자 뜨개질을 시작한 사람들이 이제는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과 함께 뜨개질을 하며 소통하고 싶어 하는 게 이유라고 분석합니다. 어찌 보면 영화보다는 뜨개질에 더 큰 목적이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이미 본 아늑한 영화’가 뜨개질하며 보는 영화로는 최적이라고 전문가는 이야기합니다. 그래야 가끔 수다도 떨 수 있고 뜨개질하느라 장면을 놓쳐도 문제가 안 될 테니까요. 손재주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너무 세밀한 주의를 요하는 뜨개보다는 굵은 실과 큰 바늘, 그리고 단순한 패턴의 뜨개를 선택하는 게 ‘뜨개질 영화’를 즐기는 팁이라고 합니다.
덴마크, 핀란드, 독일, 미국 등에서는 오래전부터 ‘뜨개질하며 영화 보기’가 보편화되었다고 합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작년 12월 연희동의 독립 극장 ‘라이카 시네마’에서 최초의 ‘뜨개 시사회’가 열린 적이 있었습니다. 영화와 취미가 만나는 이런 시도가 영화관의 새로운 활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