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조심하세요~조심!”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서강대교 북단으로 걸어가던 정현옥(27)씨는 지나던 자전거들에 부딪힐뻔했다. 좁은 길 양방향으로 지나가는 자전거 사이에 보행자가 끼여 자칫 사고가 날뻔한 위험한 상황이었다. 정씨는 “인도도 아니고 자전거도로도 아닌 애매한 도로에 자전거가 다니면 피할 곳이 없다”며 “최대한 옆으로 붙어 가만히 있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
도로에는 중간 중간 ‘보행자 우선, 자전거 탑승금지’라고 적혀 있었다. 어떤 곳에는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가세요 라는 표지판도 보였다. 하지만 다리 위 좁은 길에 자전거를 끌고 다니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서울 자전거 길 안내지도(휴대용 접이식 자전거 길 안내지도)에 보면 이런 길을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비분리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보행로와 겸용으로 사용하는 도로로써 자전거도로가 필요하지만, 전용도로 설치 등 별도의 공간 확보 및 통행로 분리가 어려운 경우 설치하는 도로라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 보행자가 알아서 조심하는 방법밖에 없다. 혹여 사고라도 나면 누구의 책임일까?
자전거는 이제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든 탈 수 있는 훌륭한 이동수단이며 취미생활이다. 서울의 ‘따릉이’, 대전의 ‘타슈’, 창원시 ‘누비자’, 광주의 ‘타랑께’, 세종시 ‘어울링’ 등 다양한 공공자전거 서비스가 있어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또한 민간 업체에서 운영하는 ‘공유자전거’나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까지 탈것의 종류도 다양해 졌다.
도로의 무법자로도 불리는 ‘전라니(자전거+고라니)’, ‘킥라니(킥보드+고라니)’처럼 운전자의 문제도 있지만 애초에 자전거 길을 만들 때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좀 더 나은 자전거 길과 인도가 만들어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자전거 운전자분들은 저런 비분리형 도로에서만큼은 보행자가 보이면 잠시만이라도 내려서 이동해보는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