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날씨에 신나는 캐럴송에 맞춰 산타 복장을 한 8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열심히 율동을 하고 있다. 뉴진스님 개그맨 윤성호 씨의 디제잉과 구수한 멘트에 자원봉사자들은 환호하며 몸을 풀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문화광장. 산타 복장을 한 젊은 남녀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자 금세 북적였다. 산타 모자에 하얀 산타 수염을 한 남성들과 루돌프 사슴뿔 머리장식을 예쁘게 한 젊은 여성들 손엔 빨간 선물 보따리가 들려 있다.
이름하여 ‘사랑의몰래산타대작전’. 2006년 한국청소년재단이 서울 지역 소외 계층 아동 청소년 1004명에게 1004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선물을 전달하는 사회 공헌 행사로 시작해 올해로 열아홉 번째를 맞았다. 올해는 산타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주기 위해 ‘쉿, 산타는 진짜야’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작년에 참석하고 너무 좋아서 올해는 동생이랑 같이 나왔어요”. 예쁘게 선물 포장을 하고 있는 한 여성에게 어떻게 참여하게 됐는지 묻자 돌아온 답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행사를 알게 돼 처음 참석했다는 김종희(연세대) 씨는 학교 봉사 동아리 친구들과 팀으로 참여했다. 학생들은 틈틈이 모여서 율동 연습도 하고 산타 할아버지 멘트 연습도 했다고 했다.
홍제동 명진이네 집. 요정 네 명이 먼저 들어가 율동을 하며 분위기를 띄우고 난 뒤, 산타 역 김종희 씨가 선물 보따리를 들고 들어와 아이에게 선물을 주었다. 명진이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선물은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미리 보호자에게 물어서 준비한다고 했다. 열 살 명진이는 우주 분위기의 무드등을 원했다고 했다.
율동 하고,선물 전달하고, 덕담하고 ‚같이 기념 사진 찍는 데 십 여분 남짓. 밖으로 나온 학생들은 소감을 묻자 ‘뿌듯하다’고 짧막하게 답한 뒤 산타복등 장비를 반납하러 가야 한다며 발길을 돌렸다. 내년을 기약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