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됐답니다. 와(함성소리)!”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에 기쁨에 차 소리를 질렀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서 젊은이들은 아이돌 그룹이나 프로야구팀 응원봉을 흔들었고, 중장년들은 ‘윤석열 탄핵’이라고 적힌 손피켓을 흔들었다. 갖가지 도구를 흔들면서 본인들의 목소리를 냈다. 여의도에 수많은 시민들이 운집해 함성소리를 지르니 귀가 찢길 듯한 느낌이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인원은 주최 측 추산으로는 200만 명, 경찰 추산으로도 24만 명이 모였다.
현장에서 시민들의 목소리의 크기를 수치화하고 싶어 데시벨 측정기를 사용해 봤다. 소음을 측정해 보니 최대 105데시벨이 나왔다. 보통 85데시벨은 공사 현장이나 지하철 소음과 맞먹고, 90데시벨은 헬기 이착륙 시 2m가량 떨어진 거리에서 들리는 소음의 수준이다. 시민들이 외치는 “탄핵”의 소리는 헬기 소리보다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날 오전부터 여의도 일대는 사람들로 붐볐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투표는 오후 4시에 진행됐지만, 그보다 훨씬 일찍부터 사람들은 집회 장소를 찾았다. 집회 관계자들은 시민들을 위해 커피나 핫팩 등을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
지난 7일 열렸던 집회와 동일하게 이날 집회에서도 K팝이 흘러나왔다.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노래를 다함께 따라부르다 중간중간 가사를 ‘탄핵’으로 변형해 불렀다. 1020세대부터 6070세대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노랫가락이 울려 퍼져 축제 같은 느낌을 받게 했다. 이날 여의도에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한 데 모여 윤 대통령의 탄핵을 염원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은 재석의원 300명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표 8표로 윤 대통령의 탄핵안은 가결됐다. 이로써 윤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 됐다.
사실 탄핵소추안 가결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앞서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20여 명이 윤 대통령의 탄핵 표결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고, 이 가운데 7명이 공개적으로 찬성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제 탄핵안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헌재는 사건 접수 후 180일 이내에 탄핵 심판 결론을 내야 한다. 만약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면 60일 안에 새로운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이날 여의도에서 105데시벨 이상으로 울려 퍼진 국민의 목소리는 과연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