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게임회사 ‘게임 사이언스’에서 올해 발매한 ‘검은 신화:오공’(이하 오공)의 첫 영상을 봤을 때 기자는 충격을 금치 못했다. 모바일 게임 다음으로 큰 시장인 콘솔 게임(전용 게임기나 PC에 소프트웨어를 넣어 텔레비전이나 모니터의 화면에 연결시켜 작동하는 게임) 제작의 불모지인 중국에서 서유기라는 중국 고유의 세계관을 활용해 현지에 실제하는 공간을 담은 화려한 그래픽과 손오공이 머리카락을 뽑아 분신술로 적과 대결을 벌이는 모습은 전 세계 게이머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줬다.
한 달 만에 2천 만장이 판매된 ‘오공’을 발판으로 콘솔 게임 개발에 추진력을 얻은 중국은 특유의 화려한 무협을 내세워 세계 콘솔 게임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에 못지 않게 우리 게임 제작사들도 분발하고 있다. 지난 주말까지 열렸던 국내 게임 최대 전시회 ‘지스타2024′에선 ‘오공’ 못지 않은 국산 ‘트리플A’(AAA)게임들이 게이머들을 설레게 했다.
펄어비스의 오픈월드 역할수행게임(RPG) ‘붉은 사막’과 넥슨의 하드코어 액션 ‘퍼스트 버서커:카잔’은 웅장한 세계관과 묵직한 액션으로 게이머들이 발매만을 기다리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이번 지스타는 4일 동안 21만 5000명이 행사장을 찾아 코로나 19 이후 가장 많은 현장 관람객이 몰리며 유저들의 게임에 대한 열기를 증명했다. 유저들은 새벽부터 행사장을 찾는가 하면, 2~3시간의 대기도 마다하지 않았다.
국내 게임 업계에서는 천편일률적인 모바일 게임보다 PC·콘솔 게임 역량을 강화해 북미나 유럽 패키지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2023 한국게임대상에 빛나는 ‘P의 거짓’과 올해 발매되어 두 달만에 100만 장을 판매한 스텔라 블레이드는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오늘 퇴근 후 한동안 켜지 못했던 게임기에 국산 대작 게임을 하며 한국 게임의 도약을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