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광화문책마당'에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독서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한강?”, “한강이 받았다고?”, “대박!”

지난 10일 저녁 8시쯤 기자가 일하는 편집국이 웅성거리며 놀라는 소리와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기사작성과 온라인 및 지면 배치 등으로 정신없는 저녁 시간이 되었다. 역대 121번째 노벨문학상이자 아시아 여성으로 첫 번째 노벨상, 대한민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였다. 그날 저녁부터 서점에서는 한강의 서적들을 구매하기 위해 시민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일본 대형 서점인 기노쿠니야 서점에는 한강의 작품 판매를 위한 매대가 급하게 설치됐고, 홈페이지에서도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 ‘흰’ 등 그의 작품이 모두 품절됐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한강의 책이 베스트셀러 순위 안에 들고 있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 때문일까?

버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다 보면 손에 책을 들고 있는 시민들이 눈에 띈다. 길을 가다가 어느 벤치 아래에서 독서 삼매경에 빠진 사람들도 자주 보인다. 매번 휴대전화에 빠져 살던 사람들인 줄 알았는데 새로운 느낌이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광화문책마당'에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독서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하지만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소식이 들리기 전에도 책을 들고 있던 사람들은 여전히 책을 들고 다닌다. 단지 평소에도 독서를 많이 했지만 좋은 소식에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독서에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오픈톡이나 온라인카페 등에서 쉽게 독서모임을 찾을 수 있고, 이미 많은 모임이 활성화 되어 있다. 언론에서 청소년이나 직장인들이 독서를 즐겨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생각보다 독서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 짧은 영상이나 유튜브 등 영상이 주는 매력에 빠진 현대인들이 책을 멀리한다지만, 한 글자, 한 단어, 한 문장이 주는 매력과 그 내면에 감춰진 의미를 찾아보는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최근 서울시는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청계천 등 도심 일부 지역에서만 열리던 ‘서울야외도서관’을 성북구, 송파구, 서대문구, 구로구 등에서 확대운영한다고 밝혔다. 11월초까지 운영되며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열린다고 한다. 주변 지인들과 한번 가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지난 주말 찾은 서울 광화문광장, 시청광장은 연인, 친구, 가족 등 시민들이 책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물론 기자도 도서관에 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졌었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 마련된 '서울야외도서관'에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독서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덕분에 독서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면 감사한 일이지만, 원래 책읽기를 좋아하던 민족이었으니 꼭 한강 때문에 독서를 한다고 할 수는 없겠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다. 독서가 반짝하고 사라지는 유행이 아닌, 밥 먹고 숨 쉬는 듯 자연스럽게 우리 삶에 녹아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퇴근길,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책 한권 집어 들어보는 건 어떨까?

지난 19일 오후 서울도서관 한켠에 한강 작가의 작품들을 특별전시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