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악! 악!”
경기도 수원시 스포츠 아일랜드 수영장. 육상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특수부대 지망생 41명의 함성이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팀 ‘앵그리 프로그’는 해군특수전전단(UDT), 해군 해난구조전대(SSU) 등 특수부대 입시를 준비하는 학원이다. 학원생들은 이왕 하는 국방의 의무를 제대로 하고 싶어 한다. 직업 군인을 준비하거나 소방관 및 해양경찰 지원시 가점을 얻기 위한 목적 등 사연은 다양하다.
강력한 지원 의지에 비해 정보가 없거나 입대 후 부대 적응을 위한 전문적인 수중 훈련에 대한 수요가 있는 지망생들이 전국에서 몰린다. 이들은 인구 감소로 군 입대 자원이 줄고 있는 와중에 특수부대에 들어가기 위해 적지 않은 수강료를 지불하고 강도 높은 훈련을 자진해서 받는다. 오전엔 달리기와 기초 체력을 기르기 위한 육상 훈련을 하고 오후엔 수영장에 모여 수영, 잠수, 인명구조 기술을 연마한다.
UDT나 SSU는 경쟁률도 높지만 기초 훈련 기간 중 낙오하는 인원이 많고 악명 높은 훈련 강도로 유명한 부대다. 학원은 우수한 성적의 SSU와 해양경찰 근무 경험이 있는 코치진의 지도로 입대를 위한 체력 훈련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점을 내세운다. 우수한 군 자원 모집에 목마른 각 군 모병관들은 이런 학원의 등장을 반긴다.
카이스트에 재학 중인 김영진씨(21)는 UDT를 목표로 대전에서 수원까지 오간다. 김 씨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켜보며 국가 안보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사랑하는 가족과 나라를 지키는데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준비하게됐다”고 말했다. 전북 군산에서 올라온 김찬혁씨(23)는 이미 해군에서 군 복무를 마쳤지만 SSU 부사관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그는 “특수부대를 준비하는 동료들이 주변에 없어 혼자 준비하는데 힘들었는데 전문적인 지도와 동료들과의 선의의 경쟁으로 목표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팀 ‘앵그리 프로그’ 박찬규(32) 코치는 SSU 조교 출신에 각종 수영 대회에서 입상한 실력자다. 3년간 학원을 운영하며 수많은 제자를 배출했다. 그는 “SSU 입대를 홀로 준비하며 고군분투했던 경험이 누군가의 꿈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 가장 의미있다”며 “UDT 입대 후 훈련을 수료한 제자가 군복을 차려입고 훈련장을 찾아왔을 때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8년 간의 해양경찰 근무를 마치고 코치진으로 합류한 친형 박민규(34) 씨는 ‘솔로지옥3′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그는 “해양경찰에서 쌓은 풍부한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동생을 도와 후배 양성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