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 간호사인 이둘점(63)은 지난 2011년부터 새로 태어난 아기와 아기의 부모를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신생아의 출산을 축하하며 찍은 사진들을 부모에게 보내주기 시작한 이 씨는 어느 덧 10년이 훌쩍 넘게 촬영한 아기와 부모 사진들로 19일부터 사진전을 연다. 사진전 제목인 ‘0.7′은 사진 전시를 준비했던 작년 3분기 우리나라 합계출산율 수치. 지금은 이보다 더 낮아져서 0.6대가 될 전망이다.
푸른빛이 도는 단색 사진들 위에 아기와 엄마, 아빠 머리에 금실로 짠 왕관이 눈에 띈다. 사진가는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OHP 필름 위에 복사한 후 감광유제를 바른 수채화지 위에 자연광으로 프린트했다. 사진의 복잡한 인화 과정을 거친 이유에 대해 물었다.
이둘점은 대부분의 산모들이 아기를 낳고서 얼굴이 붓고 맨 얼굴을 피하기 때문에 “사진의 디테일을 일부러 생략시키기 위한 배려 차원”이라고 했다. 사진 위에 새긴 금실 자수와 관련해서는 아기의 엄마나 아빠를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면 그들의 출산이 얼마나 간절했고 또 수많은 난관을 거쳤는지 알게 되었다며, “선택의 기로에서 어려운 결정을 한 부모와 아기에게 드리는 왕관”이라고 했다.
현재 부산진구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일하는 이 씨는 그동안 산후조리원만 네 번을 옮겼는데 더 이상 들어오는 아기들이 없어서 계속 폐업했기 때문. 젊은 부모들을 만나는 이 씨에게 어떻게 하면 현실적으로 젊은 부부에게 출산을 도울 수 있을지 물었다.
“부부가 맞벌이 없이 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정부의 출산 지원금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 직장 다니는 엄마들을 위해 탁아 시설을 지원한다면 젊은 부부들이 더 많은 아기들을 낳을 것”이라고 했다.
이 씨는 요양원으로 모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면서 기록한 사진들을 모아 어머니 이름인 ‘정소지’로 지난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부산과 서울에서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전시는 부산시민공원 다솜갤러리에서 25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