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열기가 가시지 않은 프랑스 파리에서는 지금 패럴림픽이 열리고 있다. 기자도 패럴림픽을 취재해 본 적이 있는데, 워낙 포토제닉한 순간이 많아서 사진기자들이 참 좋아하는 대회이기도 하다.
패럴림픽 육상 경기에서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다. 시각장애인 선수 옆에서 함께 달리는 ‘가이드 러너’다. 본인을 위해 달리는 것이 아니라, 앞을 보지 못하는 선수가 최고의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온전히 돕는 역할을 한다. 선수와 가이드 러너는 손목을 끈으로 묶고 뛰는데 0.5미터 이상 떨어지면 안 된다. 파리 패럴림픽 여자 육상 400미터에서 우승하고 지쳐서 쓰러진 선수를 가이드 러너가 일으켜 주는 장면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선수들이 장애를 극복하고 목표를 향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팔이 불편한 양궁 선수는 입으로 활시위를 당기며 과녁을 조준한다. 여자 수영 자유형 200미터에 출전한 선수는 두 팔이 없지만, 출발대에서 결승점을 향해 힘차게 점프했다.
패럴림픽 경기에는 직전 열렸던 올림픽과는 다른 특별한 매력이 있다. 마지막 선수가 경기를 마치는 순간까지 경기장에는 박수가 끊이지 않는다. 관중들은 메달을 딴 선수에게 박수를 쳐주는 것뿐만 아니라, 경기에 참가해서 혼신의 힘을 다한 모든 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이 패럴림픽의 매력이다. 경기에 진 선수들이 아쉬움 보다, 활짝 웃으며 경기장을 떠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패럴림픽은 지난 1988년 서울에서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처음으로 같은 장소에서 열리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에 참가한 모든 선수들이 영웅이 되는 대회. 패럴림픽이 끝나는 날까지 선수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