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열기가 가시지 않은 프랑스 파리에서는 지금 패럴림픽이 열리고 있다. 기자도 패럴림픽을 취재해 본 적이 있는데, 워낙 포토제닉한 순간이 많아서 사진기자들이 참 좋아하는 대회이기도 하다.

탈리타 빅토리아 다 실바 선수와 가이드 러너 펠리페 벨로소 다 실바(브라질)가 지난 8월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 패럴림픽 육상 여자 400m T11 예선에서 역주하고 있다. / EPA 연합뉴스

패럴림픽 육상 경기에서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다. 시각장애인 선수 옆에서 함께 달리는 ‘가이드 러너’다. 본인을 위해 달리는 것이 아니라, 앞을 보지 못하는 선수가 최고의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온전히 돕는 역할을 한다. 선수와 가이드 러너는 손목을 끈으로 묶고 뛰는데 0.5미터 이상 떨어지면 안 된다. 파리 패럴림픽 여자 육상 400미터에서 우승하고 지쳐서 쓰러진 선수를 가이드 러너가 일으켜 주는 장면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지난 8월 31일 파리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 패럴림픽 여자 400m T11 결승에서 나미비아의 라하 이시틸레 선수가 우승한 후 가이드 러너 셈 시만다의 부축을 받고 있다. / AFP 연합뉴스

선수들이 장애를 극복하고 목표를 향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팔이 불편한 양궁 선수는 입으로 활시위를 당기며 과녁을 조준한다. 여자 수영 자유형 200미터에 출전한 선수는 두 팔이 없지만, 출발대에서 결승점을 향해 힘차게 점프했다.

인도의 시타르 데비 선수가 지난 8월 29일 파리에서 열린 패럴림픽에서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 AP 연합뉴스
지난 8월 29일 파리 라 디펜스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패럴림픽 수영 여자 200m S5 자유형 경기에서 중국 둥루 선수가 출발하고 있다. / EPA 연합뉴스

패럴림픽 경기에는 직전 열렸던 올림픽과는 다른 특별한 매력이 있다. 마지막 선수가 경기를 마치는 순간까지 경기장에는 박수가 끊이지 않는다. 관중들은 메달을 딴 선수에게 박수를 쳐주는 것뿐만 아니라, 경기에 참가해서 혼신의 힘을 다한 모든 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이 패럴림픽의 매력이다. 경기에 진 선수들이 아쉬움 보다, 활짝 웃으며 경기장을 떠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8월 31일 파리 라 디펜스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패럴림픽 남자 50m 배영 S2 수영 결승전 메달 시상식에서 브라질의 가브리엘 제랄도 도스 산토스 아라우호 선수가 시상대에서 축하를 받고 있다. / AFP 연합뉴스

패럴림픽은 지난 1988년 서울에서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처음으로 같은 장소에서 열리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에 참가한 모든 선수들이 영웅이 되는 대회. 패럴림픽이 끝나는 날까지 선수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지난 8월 31일 파리 패럴림픽 남자 50m 배영 S2 결승전을 마친 후 두 선수가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 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