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7일 케냐 동부 바링고 루코 보호구역에서 열린 야생 기린 도착 축하행사에서 주민들이 아기 기린을 쓰다듬고 있다./AFP 연합뉴스

케냐 서부 리프트 밸리 평원에서 케냐 야생동물 서비스(KWS) 직원들이 마취총을 쏴 포획한 기린의 눈을 가리고 밧줄로 묶습니다. 이 기린은 다른 7마리와 함께 세르고이트의 농장에서 10일간의 적응 기간을 거친 후 약 140킬로미터 떨어진 동쪽 바링고 카운티의 루코 보호구역으로 옮겨질 예정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키가 큰 포유동물인 기린이 앙숙이었던 케냐의 두 부족에 평화를 가져왔다고 AFP가 보도했습니다. 한때 유혈사태까지 겪었던 케냐 동부 바링고의 포콧과 일차무스 두 부족 원로들은 해결책으로 2011년 이 지역에 기린을 이주 시키기로 결정합니다. 독특한 아종인 로스차일드 기린 이나 누비아 기린을 수도 나이로비에서 북쪽으로 280킬로미터 떨어진 루코 보호구역에 정착시키는 장기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두 가지였습니다.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을 과거에 버려졌던 지역에 다시 들여오고, 두 지역 사회에 평화를 회복하는 것이었습니다. 원로들은 멸종위기의 기린이 관광객을 끌어들여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지역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소외된 지역의 긴장을 완화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2011년 기린이 처음으로 보호구역에 도착한 이후 밀렵이 중단되고 지역사회 관계가 개선되었고, 일자리가 창출되었다고 합니다. 이제는 기린이 도착하는 날에 주민들은 춤과 노래로 기린을 환영합니다 . 원로들의 바람대로 이 온순한 동물 덕분에 두 지역 사회 사이에 평화가 돌아왔고, 경제도 살아나고 있습니다.

바링고로 옮겨진 이 기린들은 적응을 거친 후 현재 약 20마리의 기린과 마사이족이 살고 있는 루코 보호구역에 방사될 예정입니다. 마을주민 룽고모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보존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라고 말합니다.

2024년 6월 24일, 케냐 야생동물 서비스(KWS) 직원들이 엘도레레 인근 농장에서 포획한 야생기린을 눈을 가리고 트레일러에 싣고 이동 훈련을 하고 있다. 눈을 가린 것은 예민한 기린의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한 것이다. /AFP 연합뉴스
2024년 6월 24일, 케냐 야생동물 서비스(KWS) 직원들이 엘도레레 인근 농장에서 야생 기린을 트레일러에 태우고 이동훈련을 하고 있다. 이 기린은 훈련을 마치면 트럭에 실려 140km를 이동해야 한다. /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