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지구 관측을 위한 글로벌 위성기업인 맥사 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에트나 화산에서 용암이 분출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에트나 화산이 다시 분화하면서 이탈리아 당국은 해당 지역의 경계 수준을 녹색에서 황색으로 높였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일(현지시각) 이탈리아 에트나 화산이 정상 부근에 새로운 분화구를 만들며 분화를 시작한 이후 붉은 용암을 계속 뿜어내고 있다. 8일 새벽(현지 시각)에는 강력한 폭발과 함께 화산재가 수 킬로미터 높이까지 치솟아 항공편이 취소되고 인근 지역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 큰 혼란이 발생했다. 지난 5일엔 에트나 화산 근처 에올리안 제도에 있는 스트롬볼리 화산도 화산재를 내뿜으며 분화를 시작해 시칠리아 당국이 경보를 상향 발령하는 등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에트나(Etna)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동부 메시나와 카타니아 인근에 있는 해발 3,350미터의 화산이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활화산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활발한 화산 활동이 일어나고 있다. 2013년 6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화산활동이 활발해 새로운 분석구가 쌓이며 해마다 산의 높이도 변하고 있다. ‘에트나’라는 이름은 ‘나는 타오른다’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기원전 425년의 화산 폭발 기록이 남아 있어,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화산으로도 알려져 있다. 2019년 이후에는 화산활동이 더욱 활발해져 해마다 한 두 차례 이상의 분화가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마을과도 가까워 화산으로 인한 많은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17세기에는 강진을 동반한 강력한 화산활동으로 인해 인근 지역이 쑥대밭이 됐다. 당시 에트나와 가까운 카타니아의 건물들은 화산폭발로 대부분 소실돼 이 지역의 건물은 대부분은 17세기 이후에 다시 건축된 것들이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크고 작은 피해가 있었고 특히 동쪽 사면에서 새롭게 분출하는 화산으로 동쪽에 위치한 마을들을 위협해왔다.

에트나 화산은 1998년 이후에만 무려 200차례 이상 분화했다. 지난해에도 수차례 분화해 화산 연구가들이 ‘놀이터’라고 표현할 정도로 자주 폭발했다. 에트나 정상 근처까지 갈 수 있는 케이블카가 있어 화산활동이 잦아들 때는 좀 더 가까운 곳에서 활화산을 보려는 관광객들이 모여든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대지의 여신 가이가가 올림푸스 산의 신들에 대적하기 위해 괴물 티폰을 낳았는데 제우스가 티폰을 물리치고 에트나 산 아래 가둬 버리자 산 아래 갇힌 티폰이 몸부림칠 때마다 화산이 분출한다고 한다. 대장장이의 신인 헤파이토스의 대장간이 에트나 화산 아래 있어서 헤파이토스가 담금질을 할 때 화산이 분출한다는 또 다른 신화도 있다.

7월 15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에트나 화산이 분화해 붉은 용암과 화산재를 분출하는 모습을 헤드라이트를 착용한 한 사람이 지켜보고 있다. / 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