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건 왜 계속 여기 있는 거야?”
지난 6월 25일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인근을 지나다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작은 연못 앞에 이동식 질서유지선이 예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지하철역 광화문5번출구 인근에도 질서유지선이 예쁘게 자리하고 있다. 주변 통행에 큰 불편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자꾸만 시선이 간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나 보다.
질서유지선(秩序維持線).
경찰통제선이라고도 하며 폴리스라인(police line)으로 알려져 있다. 예전엔 비닐로 된 일회용 띠를 사용하다가 언제부턴가 천으로 만든 띠를 사용했었다. 그러다 또 언제부턴가는 이동식 자바라형 방책으로 바뀌었다. 문제는 무게와 부피가 있다 보니 이동이 쉽지가 않다. 전용 트럭에 싣고 내리고 사용 후 다시 걷어 가야 한다. 하지만 집회나 시위가 자주 일어나는 곳을 다니다 보면 사진과 같이 예쁘게(?) 주변 환경에 동화시켜 놓은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문제는 이게 하루 이틀 자리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경찰의 편의를 위해서 한쪽에 세워 둔다고는 하지만 미관상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방책 너머에는 인공 연못과 예술의집 등 수려한 정원의 풍경이 있어 뭔가 아쉬움이 든다. 광화문 역시 주변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다니는데 굳이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까지 보여주는 듯하여 아쉽다.
귀찮더라도 보이지 않는 공간이나 다른 곳으로 이동 시키면 안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