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이 가라앉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서둘러 고향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본토에 정착지를 만들어 이주 계획도 수립했습니다. 조그마한 배에 얼마 되지 않는 생필품을 싣고 정든 마을을 떠나야만 합니다. 섬이 가라앉고 있는 것보다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이 더 큰 재앙입니다.
파나마 본토 북쪽 해안에서 약 1㎞ 떨어진 곳에 있는 카리브해 연안의 섬마을 카르티 수그투푸(Carti Sugtupu) 이야기입니다. 섬 전체가 주택가로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장난감 블록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모습입니다. 축구장 5개 정도 크기에 2000명 가까운 원주민들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어촌이지만 직물 생산, 관광업 등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평온한 섬마을에 위기가 닥쳤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섬이 바닷속으로 가라앉을 위기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해수면의 상승에 관한 연구 결과가 발표돼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 해양학자인 베냐민 해믈링톤 해수면변화팀장은 “10년 동안의 해수면 변화를 측정한 결과 연평균 4.8mm 상승했고, 이유는 그린란드 빙하가 예상보다 더 빨리 녹아내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2014년 UN 산하의 세계기상기구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가 발표한 연평균 3.2mm보다 1.6mm가 더 높은 것입니다.
현재 지구의 지표면 온도는 1800년대 중반 산업화 이전보다 약 1℃ 이상 상승했습니다. 따뜻해진 해류는 얼음의 녹는 속도를 높이고 지구온난화를 가속하는 악순환을 불러 일으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그린란드 빙하는 시간 당 3천만 톤 씩 사라지고, 노르웨이 북부 20개의 빙하는 완전히 사라졌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 이 재앙을 막을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다만, 실천하지 않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