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바닷가에 살던 시절 이맘때면 해무를 자주 봤다. 초여름부터 아침에 일어나면 커튼을 걷고 오늘 해무가 끼었나를 확인했다.
바다안개로도 불리며 5월~8월 남쪽에서 밀려온 습하고 따듯한 공기가 차가운 바닷물과 부딪히며 발생하는 해무는 부산에서는 주로 해운대와 영도에 자주 발생한다. 을씨년스러운 흐린날 희뿌연 해무보다 날씨가 맑고 하늘이 푸른 날에 뭉게구름처럼 발생하는 해무를 기자는 좀 좋아하는 편이다.
해무는 오래 머물 때도 있지만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해 사진 애호가들을 애타게 만든다.
해운대에 해무가 끼는 날에는 부산 남구 동생말 전망대에는 고급 카메라를 끼운 삼각대들이 일렬로 해무를 향하고 있다. 카메라의 주인들은 바람의 방향에 따라 해무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좋은 그림을 담기 위해 하루 종일도 기다린다.
부산 영도에 발생하는 해무는 봉래산 정상을 덮어 구름 모자를 쓴 듯한 형상을 보일 때가 종종 있다. 최근 좋은 촬영 포인트를 찾다 순식간에 해무가 사라져 아쉬웠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해무는 사진 촬영 때는 좋은 소재이지만 해양 레포츠를 즐기거나 선박 운행에는 성가신 존재이다. 한번 서핑을 즐기러 바다에 나갔다가 해무에 둘러 싸여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뭍으로 돌아 나온 적이 있다. 즐거움과 괴로움을 함께 주는 애증의 존재 해무. 올해는 예쁜 모양으로만 나타나길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