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두 다리를 곧게 뻗고 20미터 높이에서 몸을 내던졌다. 그가 물 아래로 떨어질 때까지 걸린 시간은 3초. 천둥 같은 굉음 소리와 함께 수면 아래로 사라진 여성은 이내 ‘살아 있음’을 표시하며 물 밖으로 나온다.
13일(현지 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이태리의 엘리사 코세티가 목숨 건 연기를 펼친 것이다. 아파트 10층 높이에서 몸을 던져 시속 100km의 속도로 떨어지는 하이다이빙은 세계수영선수권의 최고의 인기 종목이다. 남자는 27m, 여자 20m의 아찔한 높이에서 뛰어내린다. 떨어질 때는 입수충격이 커서 반드시 발로 입수해야 한다. 머리부터 들어가면 기절을 할 수도 있다.
하이다이빙은 강심장 없이는 엄두도 못 내는 극한 스포츠에 가깝다. 삐끗하면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 입수 지점 근처에는 여러 명의 안전요원이 대기하고 있다. 선수들은 물에서 나오면서 자기가 괜찮다는 ‘신호’도 보내야 한다.
하이다이빙은 2013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처음 세계선수권 정식 종목이 됐다. 역사가 10년 정도밖에 안 된 신생 종목인 셈이다. 중동에서 세계수영선수권이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선수 뒤로 보이는 아방가르드한 미래 지향적인 고층 빌딩들이 하이다이빙의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키는 듯하다.